국제 국제정치

日 수소산업에 돈 몰린다... '원전 33기' 수준으로 수소 사용 확대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8 15:47

수정 2020.12.08 15:49

수소기본계획 대폭 수정 예고 
기존 2030년 수소 사용량 30만톤→1000만톤
원전 33기 분량...친환경 산업 육성 20조원 기금 가동      
도쿄 미나토구 도쿄타워 바로 앞에 설치된 수소차 충전소. 사진=조은효 특파원
도쿄 미나토구 도쿄타워 바로 앞에 설치된 수소차 충전소. 사진=조은효 특파원
【도쿄=조은효 특파원】 '수소로 세상을 움직여라'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일본기업 이와타니산업의 주가가 30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7일 무려 10.6%급등, 1990년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도요타 등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FCV)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들썩거렸다. 일본 스가 내각의 '수소경제' 구상이 속도를 내면서 자금이 수소 에너지 산업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50년 온실가스 제로'라는 목표에 맞춰 지난 2017년 수립한 '수소에너지 기본계획'의 전면 수정에 들어갔다.

'2030년 수소 사용량 30만t'이라는 기존 목표치를 '2030년 1000만t'으로 완전히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33배 이상으로 목표치 상향조정이다.

수소 에너지를 30만t 사용하겠다는 것은 원자력 발전 1기(100만kw)를 1년 동안 가동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전력량을 의미한다. 새 목표치로 예상되는 수소 에너지 1000만t은 원전 33기 분량으로 추산된다. 닛케이는 "단순계산으로 일본 전체의 전력 설비 용량의 10%이상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수소 에너지 30만t 사용을 목표로 한 △수소차 80만대 △수소 충전소 900개소 설치 △가정용 연료전지 530만대 등의 세부 실행 목표도 대폭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2050년 온실가스 배출 제로라는 '스가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인 셈이다. 내년 1월 출범할 미국 민주당 바이든 정부가 온실가스 감출을 주요 의제로 삼고 있는 점, 유럽, 중국이 이미 한 발 앞서 친환경 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데 자극제가 된 모양이다.

문제는 수소 에너지의 단가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현재는 기체의 부피 단위인 1N㎥(노멀입방미터, 1N㎥는 1000ℓ)당 수소는 약 100엔(약 1042원)이다. 액화천연가스(LNG)가 13엔(135원)인 것에 비하면 7.7배나 비싸다. 수소 에너지의 단가를 끌어내는 게 급선무인 셈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2030년에 현재의 3분의 1수준인 1N㎥당 30엔(312원)까지 낮추고, 이후 20엔(208원)까지 더 낮춰 LNG가격 수준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2조원(20조800억원)규모의 온실가스 감축 기금을 통해 수소경제를 앞당긴다는 계산이다.

기업들도 '수소경제 붐' 조성에 올라탔다. 도요타, 이와타니 산업 등 88개사는 전날 민간 차원의 수소 인프라 정비 추진을 목적으로 '수소 가치 사슬 추진 협의회'를 출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요타는 이미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 연료전지차(FCV)인 '미라이'('미래'라는 뜻)를 발표하는 등 일본의 수소경제를 주도해 왔다.
또 이달 중으로 현재 약 650km인 주행거리를 30%늘린 미라이 신차를 발매할 예정이다.

가와사키 중공업, 이와타니산업, 마루베니 등은 지난 2018년부터 호주에서 저품위 '갈탄'에서 수소를 뽑아내 액화한 뒤, 액화수소운반선에 실어 일본으로 가져오는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은 "다양한 플레이어들을 끌여들여, (수소에너지의)비용 절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