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오일뱅크, 고체 유황사업 진출로 해외 개척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14 17:47

수정 2020.12.14 21:24

새 먹거리 위한 사업모델 개발
"연산 15만t 친환경 공장 건립.. 내년 3분기 가동 목표 계획"
액체 제품 보다 높은 가격 기대
원거리 운송가능 해외 집중공략
김철현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 원장이 지난 11일 경기 용인 마북동 중앙기술연구원에서 새롭게 개발한 제품과 사업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철현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 원장이 지난 11일 경기 용인 마북동 중앙기술연구원에서 새롭게 개발한 제품과 사업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사로는 처음으로 고체(Granule) 유황 사업에 진출한다.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그룹에 재편입된 후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던 현대오일뱅크의 꾸준한 노력의 결실로 평가된다.

지난 11일 경기 용인 마북동 중앙기술연구원에서 만난 김철현 원장은 "유황을 고체화 시키는 기술을 도입해 지역 중소기업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연산 15만t 규모의 친환경 공장을 건립, 내년 3·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에게 유황은 '골칫거리'다.
원유 정제공장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유황은 처리가 어려워 대다수 화학비료 원료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부산물로 얻게되는 액체 형태의 유황은 저장과 운송이 까다로워 장기 보관과 이동이 불가능해 국내 또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부 중국으로만 수출이 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유황의 고부가가치화가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현대오일뱅크는 사업화를 위한 연구에 나섰다. 개발 과정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지역 중소기업인 대아에너지와 상생모델도 구축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원료공급과 제품판매를 책임지고, 대아에너지는 생산을 담당하는 구조다.

고체화 기술을 도입해 현대오일뱅크가 사업화에 성공한 유황은 높은 안전성과 이송의 편리성 등으로 시장에서 통상 액체 제품 대비 20~30%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사업을 총괄하는 주영민 글로벌사업본부장은 "고체 제품은 원거리 운송이 가능해 그동안 판매가 어려웠던 중국 내륙과 남미, 동남아, 호주 등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 처럼 현대오일뱅크는 그룹에 편입된 지 10주년을 맞은 올해 신사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정유사로는 탈황 촉매사업에 첫 출사표를 던졌으며,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으로 제조하는 친환경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내년엔 대규모 납사분해시설(NCC) 가동으로 석유화학 사업으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다. 모두 중앙기술연구원에서 시작된 사업들이다. 지난 1964년 설립 이래 정유사업에만 주력했던 현대오일뱅크가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도 2011년 중앙기술연구원 출범이 꼽힌다.


강달호 당시 초대 중앙기술연구원장(현 현대오일뱅크 사장)도 임기 내내 "회사의 다음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시장 변동성이 큰 정유사업의 위험을 코로나19에서 몸소 겪으며 회사 내부에서도 연구원의 위상도 높아진 상황이다.


김철현 원장은 "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역할도 회사의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그룹 문화가 연구소에도 반영돼 타 사와 비교해 리스크테이킹(risk taking)에 과감한 것이 현재 성과를 가져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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