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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 조사가 갖는 의미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19 03:10

수정 2021.11.08 19:48

1. 호감도 
이재명 53%, 이낙연 43%, 윤석열 35% 
2. 비호감도 
윤석열 53%, 이낙연 49%, 이재명 39% 
-호감도, 근본적 선호 및 잠재적 확장성 내재 
-중도층 지지도 가늠할 수 있어  
-尹, 정치적으로 비호의적 형국 
호감도 조사가 갖는 의미
[파이낸셜뉴스] 지난 17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실시한 한 여론조사가 눈길을 끌었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와 별개로 진행된 3강 구도에 있는 대권주자들에 대한 '호감도' 조사가 그것이다.

이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호감도가 가장 높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호감도가 가장 낮았다. 이재명 지사는 호감도 53%, 비호감도 39%였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호감도 43%, 비호감도 49%였다. 윤 총장은 호감도 35%, 비호감도 53%였다.

■잠재적 확장성 가늠자
호감도 조사는 지지율 조사와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율 조사는 때로는 국민들의 정무적 판단에 기반한 지지가 작용하고 어느 정도 한계성을 갖고 있지만, 호감도 조사는 보다 근본적인 선호를 나타내며 잠재적 확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잠재적 확장성이 내재된 호감도는 전통 지지층 뿐만 아니라 중도층의 지지도 적지 않게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며 "만약 각당에서 대선 후보를 확정하게 되면 이전에 후보들이 많았을 때와 달리 지지율이 재정립하게 되는데, 이때 호감도가 더 높은 측이 그만큼 지지율이 오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지율이 비교적 높아도 호감도가 낮거나 비호감도가 높다면, 그 지지율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확장성 등이 수반되지 않아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추후 비토(거부) 분위기가 더 확산되면 지지율이 쉽사리 떨어질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을 보면,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보다 지지율은 더 높았다. 그러나 클린턴은 호감도가 35%에 그쳤고, 비호감도는 무려 55%에 달했다. 이는 트럼프(호감 45%·비호감 47%)보다 안 좋은 수준이었다. 결국, 클린턴은 지지율 우세를 끝까지 살리지 못하고 트럼프에 패배했는데, 전문가들은 클린턴의 높은 비호감도가 결과에 결정적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밝음'·윤석열 '흐림'
이번 호감도 조사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이 지사의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음을 알 수 있다는 평가다.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에 취임한 직후엔 호감도가 낮았지만, 이후 과감한 추진력과 행정력 등을 기반으로 호감도가 급상승했고, 지지율도 덩달아 올라갔다. 반면, 이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엔 호감도 및 지지율이 높았지만, 당 대표 등을 하면서 각종 난감한 이슈에 맞닥뜨리자 점차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이슈의 중심에 서있는 윤 총장의 경우 검찰총장이 아닌 '정치인'의 측면에선 상당히 비호의적인 형국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옴과 더불어 비호감도도 매우 높다는 것은, 현 정부에 반대하는 일부 열성적인 보수층의 지지가 쏠려있는 것일 뿐 중도층 등의 전반적인 지지는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확장성의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민들은 윤 총장이 정치권 및 대권 가도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기도 하다. 얼마전 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총장이 대권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은 40%대로,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 20%대의 약 2배에 달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초반에 이 지사는 일부 열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팬덤에 머물렀던 협소한 정치인이란 측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높은 호감도를 기반으로 중도층의 지지까지 끌어올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춘 정치인으로 거듭났다"며 "반면, 이 대표는 초반의 우호적인 형국을 회복해야 할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고, 윤 총장은 아직까지 일부 지지층에게 검찰총장으로서 응원 성격의 지지를 받는데 한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위 여론조사는 지난 14~16일 사흘 동안 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33.6%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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