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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 넘는 현대車 ‘E-GMP’ 배터리 입찰 해 넘겨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2 18:19

수정 2020.12.22 18:19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 대거 가세
3차 물량 발표는 내년 초로 연기
다수의 업체와 계약 체결 관측도
배터리 시장 '대어'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 3차 배터리 공급사 발표가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발주 금액이 20조원 이상에 달해 국내 배터리 3사는 물론 중국, 일본 배터리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E-GMP 3차 물량 배터리 입찰 결과 발표를 내년 초로 연기했다. 당초 업계에선 해당 입찰 결과가 늦어도 연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일정은 확정이 안됐지만, 올해 안에 발표는 안나오는 걸로 현대차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GMP는 현대차그룹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현대차는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본격 가시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현대차는 E-GMP 1차(아이오닉5)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2차(아이오닉6) 배터리 공급사로 LG화학과 중국의 CATL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GMP 1차 배터리 물량은 10조원, 2차 물량은 16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아이오닉7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진 3차 물량은 2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현대차 배터리 수주로는 최대 규모가 된다. 지난 10월 진행된 수주에는 기존 거래처인 LG화학, SK이노베이션은 물론, 삼성SDI과 중국·일본 업체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현대차가 단일 배터리사를 지목하기 보단 다수의 업체와 3차 물량 계약을 체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기존 현대차와 거래가 전무했던 삼성SDI의 첫 입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가 E-GMP 플랫폼을 개발하며 배터리 호환성을 높여 다양한 배터리 탑재가 가능해진 것도 요인으로 거론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기존 현대차 모델엔 파우치형 배터리만 가능했지만, 이번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각형 등 다양한 배터리 탑재가 가능해졌다"며 "다양한 배터리사를 염두해 두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1·2차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각각 2021년, 2022년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출시되는 E-GMP 전기차는 내년 초 공개되는 준중형 CUV인 아이오닉5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해당 모델에 탑재되는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상태다. 2022년에는 LG화학 등 배터리가 탑재된 중형 세단 아이오닉6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3차 배터리 입찰은 대형 SUV인 아이오닉7과 제네시스모델, 수소전기트럭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기존 1·2차 물량을 합친 것보다 배터리 공급량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아울러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의 전용 플랫폼 전기차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그룹 전체에서 2025년까지 E-GMP를 포함 총 23개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 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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