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신한금융 조용병 "손보사 인수 검토…플랫폼 연계 테크기업도"

뉴스1

입력 2020.12.27 05:55

수정 2020.12.27 05:55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 뉴스1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 뉴스1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손해보험 등 아직 진출하지 않은 분야와 자본시장 영역에서 M&A(인수·합병)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혔다. 또 신한금융의 플랫폼과 연계성이 높은 기술(Tech)기업, 글로벌 이머징 시장 등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7일 조 회장은 <뉴스1>과의 신년 서면 인터뷰에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손해보험사 등 비(非)은행부문 확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 다시 공격적인 M&A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이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아시아신탁, 베트남 ANZ리테일, 베트남 푸르덴셜 소비자금융(PVFC), 네오플럭스 등 알짜 매물들을 잇따라 인수했다. 다만 올해는 두산그룹 벤처캐피털 계열사인 네오플럭스를 인수했을 뿐 대부분 기존 인수업체의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내년 7월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한 '신한라이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조 회장은 "장기적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 구축 관점에서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비중 목표를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금융권으로 진격하고 있는 빅테크(네이버, 카카오 등) 대비책도 강화하고 있다. 우선 '투트랙'(Two-Track)과 '5Cs'라는 디지털전략의 큰 틀을 구축했다. 투트랙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 파괴적인 모델 대응 및 구축을 뜻한다. 5Cs는 필요기술(CoreTech), 디지털 역량(Capability), 조직·문화(Culture), 플랫폼·제휴(Collaboration), 변화관리(Change)의 의미를 담았다.

조 회장은 "내부 디지털 역량 강화는 물론 외부 ICT기업과의 협업 및 제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가시적인 성과들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게임업체인 넥슨과 손을 잡았다. 업무협약의 주요 내용은 AI(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모델 발굴, 금융 인프라 기반 결제사업 추진, 금융·게임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 및 공동 마케팅, 공동의 미래 사업 추진 등이다.

조 회장은 내년 위기 극복을 위한 3대 생존 키워드로 기초체력·회복탄력성, 혁신·개방형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금융을 꼽았다. 조 회장은 "기초체력과 회복탄력성을 함께 언급한 이유는 복합적인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단단한 기반을 위한 핵심요소들이기 때문"이라며 "혁신·개방형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된 언택트 트렌드에 대응하는 핵심 키워드이고, 지속가능금융은 높아진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상생을 고려한 핵심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내년 대출만기 연장 등 코로나19발 금융지원의 단계적 종료 등의 영향에 대해 "리스크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근의 주가 부진에 대해서는 "중장기 자본관리 방향, 분기 배당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 계획을 미리 확정해 빠른 시일내 주주와 소통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음은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2021년 경영 핵심 키워드가 무엇인가?
▶내년 그룹의 경영 슬로건은 '기반은 단단하게, 변화는 신속하게, 一流(일류)신한'이다. 고객 퍼스트(First, 우선) 관점의 업무프로세스와 관리체계를 강화하면서 펀더멘탈(기초체력)과 회복탄력성을 통해 복합적인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단단히 할 예정이다. 또 미래를 위한 핵심 방향성인 '혁신·개방형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상생·신뢰의 지속가능금융' 등을 더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새해 금융권 환경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어떻게 보고 있나?
▶코로나19 사태와 대외 정세 등이 맞물려 발생하는 복합적 불확실성은 철저히 관리해야 할 요소다. 다만 현재 발생 중인 언택트 등 광범위한 패러다임 변화는 금융권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2021년 경영상 최대 위협 요인 3가지를 꼽는다면.

▶코로나19, 미·중 무역갈등, 경쟁구도 변화다. 코로나19 전개 양상은 내년 경제 회복의 속도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갈등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을 때 국내 경제는 물론 금융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쟁구도 변화는 위협요인인 동시에 기회요인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화는 금융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바꿨다. 이에 따라 경쟁 구도에 빅테크가 포함됐는데, 변화를 위협요인이 아닌 기회요인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고 생각한다.

-리딩금융그룹의 핵심 동력인 '원신한'(One Shinhan)의 올해 성과와 내년 계획은?
▶올해 그룹 통합 우수고객 리워드 서비스인 신한플러스멤버십 출시와 그룹 통합 자동차금융 플랫폼인 'MyCar' 론칭 등을 원신한의 성과로 들 수 있다. 내년에도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자'는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매트릭스' 사업그룹의 역량을 고도화하고, 플랫폼 간 연결과 확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밸류체인(가치사슬)의 관점에서는 그룹에 신규 편입된 자회사들과의 기존 사업라인이 고객 관점에서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2021년 비은행 중 보완할 부문은?
▶2017년 이후 신한리츠운용,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신한AI, 네오플럭스 (인수 및 설립) 등으로 그룹의 포트폴리오는 양적, 질적으로 강화됐다. 향후 선별적인 포트폴리오 확장을 검토할 예정이며 자본시장 영역 및 손해보험사 등 그룹 미보유 포트폴리오, 그룹의 플랫폼과 연계성이 높은 테크기업, 글로벌 이머징 시장 기업 등을 탐색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과 글로벌 사업에서 동맹을 맺었다. 성과가 더딘 것 같은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 5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임원을 포함한 집행위원회와 실무자로 구성된 실무위원회를 통해 협업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후 공동 영업기회를 발굴하고 추진해서 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신디론 공동참여, 신한은행 일본법인(SBJ) 주관 태양광 PF에 하나은행 및 하나금투 공동참여 등의 성과를 냈다. 또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해 자문사(회계법인, 보안업체 등)를 공동 선정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중국, 독일 등)했다. 영국, 중국, 멕시코, 독일, 미얀마 등에선 상호간 자금 한도 설정 및 자금 공여 등 활발한 협업이 이뤄졌다. 2021년에도 양그룹 간의 영업 및 채널 부문에서의 협업을 이어갈 것이다.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중점 전략은? IT 기업과 손잡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인가?
▶디지털전략의 큰 틀은 Two-Track, 5Cs 로 볼 수 있다. Track1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이고 Track2는 파괴적인 모델 대응 및 구축이다. 5Cs는 Δ필요기술(CoreTech) Δ디지털 역량(Capability) Δ조직/문화(Culture) Δ플랫폼·제휴(Collaboration) Δ변화관리(Change)를 뜻한다. 이런 틀 안에서 내부적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생태계' 구축 관점에서 보면 외부 IT기업과의 협업·제휴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향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새해에 추진할 계획인 신한금융만의 ESG 경영 전략은 무엇인가?
▶ESG 경영 전략은 친환경(Zero Carbon Drive), 상생 생태계 구축, 신뢰 경영의 큰 틀로 볼 수 있다. 특히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Triple-K', 혁신금융 및 '신한 네오(N.E.O) 프로젝트' 등을 통해 한국판 뉴딜과 관련된 신성장영역에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친환경과 관련해서는 탄소배출량 관리체계 구축뿐만 아니라 탄소 중립을 추구하는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출만기연장 등 코로나19발 금융지원이 단계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후유증은 어느정도라고 판단하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소상공인과 기업이 많아지면 경제를 원래상태로 회복하는 데 훨씬 더 긴 시간이 소요되고, 금융안정에도 장기간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지원이 종료되더라도, 차주별 맞춤형 지원 등 신한금융의 자체적인 지원 노력을 계속해 연착륙을 유도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위기극복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출 만기 연장 등 유예 지원은 이전부터 은행 자체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와 관련된 리스크 확대는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금융지주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주가 부양 계획은?
▶현재 금융환경의 엄중함과 '자기자본 충실도' 제고 필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서 지난 9월 보통주 자본 확충을 통해 손실흡수력을 강화하고 배당 정책 수행에도 문제가 없도록 자본적정성을 확보했다. 또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한 자본여력을 코로나19 이후 투자기회로 연결하고 개선된 수익성이 주주에게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생각이다.
아직 올해 실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당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지만, 중장기 자본관리 방향 및 분기배당 등 주주환원 계획을 미리 확정한 뒤 빠른 시일 안에 주주와 소통할 예정이다.

-금융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금융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고객과 사회를 위한 금융의 책임과 역할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미래 금융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금융의 변화 방향성에 대한 흐름에 늘 관심을 갖고 그에 맞는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