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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기업 점프 경영(上)]“변해야 산다” 한국판 뉴딜 등 신사업 출사표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2 16:17

수정 2021.01.12 16:17

【편집자주】포스트 코로나 원년이 될 2021년 공공기관들이 대대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각 기관 기관장 및 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와 선진적인 조직문화 도입을 선언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과 변화하는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혁신경영에 돌입할 태세다. 파이낸셜뉴스는 총 3회에 걸쳐 공공기관의 △2021년 신사업 △해외진출 △사회적 가치 활동을 전반적으로 짚어보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2021년 신축년을 맞아 공기업들이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선다.

한국판 뉴딜의 중심축인 디지털과 그린 코드에 맞춰 기존 산업 구조의 틀을 전면적으로 뒤바꾸는 혁신을 단행한다.
대표적인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가스안전공사는 그린뉴딜의 큰 축인 전기차, 수소차의 빠른 보급을 위해 충전소 구축 등 인프라 조성에 나선다. 공기업도 기존 산업 구조에 갇혀 있을 경우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 속에 시장 선도자로 나서기 위한 경영에 드라이브를 거는 형국이다.

■한전, 전기차 충전소 보급으로 그린뉴딜 앞장
한국전력은 GS칼텍스와 협력해 GS칼텍스에서 운영중인 주유소에 한전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업무협력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800여개 GS주유소에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GS칼텍스와 협력해 GS칼텍스에서 운영중인 주유소에 한전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업무협력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800여개 GS주유소에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세계적 흐름인 탄소중립을 2050년까지 달성하려면, 한전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의 큰 축은 '디지털'과 '그린'으로 '그린뉴딜'의 가장 큰 축은 청정 에너지와 그린 모빌리티 달성을 위해서는 한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은 올해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대폭 확대해 그린뉴딜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소와 전기차 보급은 '닭과 달걀'처럼 동시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공용주차장, 쇼핑몰 등 공공장소와 연계한 공용충전소, 국민 대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아파트용 충전소 등의 보급 확대에 나선다. 정부는 2022년까지 공용 급속충전기 1만기를 설치할 계획으로 한전은 이중 3000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전기차에 충전 플러그를 연결하면 사용자 인증,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플러그 앤 차지' 충전소를 적극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제조사들 역시 올해부터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전기차 출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부지가 필요한 전기차 충전소 건립대신 기존 주유소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인프라도 지속 구축한다. 한전은 지난해 9월 GS칼텍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 2800여개 주요소를 보유한 GS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보급하기로 했다.

민간 사업자간 네트워크 충전 방식인 '로밍중개 서비스'도 확대한다. 한전은 지난 10월 13개 전기차 충전 사업자와 '전기차 충전 로밍 얼라이언스 확대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로밍'은 전기차 충전사업자가 자사의 충전기가 없는 지역에서도 제휴된 타사 충전기를 이용해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한전은 모든 전기차 충전사업자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차지링크' 서비스를 선보인다.

■가스안전공사, 수소경제 활성화 주춧돌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이 수소충전소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 6월 수소안전 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이 수소충전소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 6월 수소안전 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임해종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올 신년사에서 "지난해 2월 세계 최초 수소법 제정, 6월 수소안전 전담기관으로 공사가 지정되며 수소경제 기틀이 마련됐다"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통해 수소경제 주도권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올해 안전 분야 수소경제 활성화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공사는 수소안전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지정됐고, 수소산업 진흥전담기관에는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이, 수소유통전담기관에는 한국가스공사가 지정됐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 조직된 '수소안전센터'를 올 1월 1일부터 '수소안전기술원'으로 확대 개편하고 기존 12명인 정원을 현재 34명으로 확대했다. 34명을 비롯해 기준 운영 4명, 수소안전연구 및 교육 42명 등 총 80여명이 수소안전관리 업무를 전담 수행하게 된다.

조직개편과 함께 법, 제도, 인프라 등 수소안전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전반의 변화를 준비한다. 내년 2월 수소법 시행을 앞두고 고압 수소 안전관리를 위해 '고압가스안전관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수소차 보급 확대 계획에 발맞춰 안전한 충전소 건설을 위해 '충전소 표준 시공 유지 관리 메뉴얼'을 지난해 배포했고, 올해는 충전소 안전성평가제도 확립, 충전소 부품 및 설비 품질관리도 진행한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안전과 산업이 균형 발전하는 수소강국 실현을 위해 민간기업과도 적극적인 협력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aT, 농식품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올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농산물 수급 예측은 물론 각종 거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농식품 빅데이터 플랫폼 센터를 구축하고 고도화 할 계획이다. aT센터에서 스타트업 5개사와 농식품 데이터 상품개발 및 협력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올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농산물 수급 예측은 물론 각종 거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농식품 빅데이터 플랫폼 센터를 구축하고 고도화 할 계획이다. aT센터에서 스타트업 5개사와 농식품 데이터 상품개발 및 협력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올 신년사에서 "변화화는 환경에 대응해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농산물 수급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농식품산업의 디지털화를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aT는 지난해 9월 시작한 '농식품 빅데이터 플랫폼과 센터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디지털 뉴딜 사업에 포함된 '데이터 댐 사업'의 일환으로 농식품 데이터를 수집·가공·결합·거래·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aT내년 12월까지 총 3년간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12월 빅데이터 플랫폼 센터 개방 데이터 이관을 완료했다. 또 올해는 농식품 빅데이터 거래소(KADX)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aT는 농림축산식품부, 농리축산검역본부 등 정부 부처는 물론 250만 농가, 한국농어촌공사, 한식진흥원 등 총 16개 기관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와 별도로 민간기업 센터도 구축한다. 또 유통, 금융, 교통, 환경 등 타 산업분야 플랫폼과 공공데이터를 연계해 농업 빅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모여진 데이터는 농가 맞춤형으로 제공돼 가격비교, 출하량 계획, 예상 물류 및 이동 시간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또 빅데이터 생태계 조성으로 창업교육은 물론 일자리 창출 등 포스트 코로나시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 AI 활용한 고용정보 제공
한국고용정보원은 올해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취약층을 찾아내고, 맞춤형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장(가운데)와 관계자들이 지난 12월 '디지털 기반 고용정보 선도기관' 비전 선포식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올해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취약층을 찾아내고, 맞춤형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장(가운데)와 관계자들이 지난 12월 '디지털 기반 고용정보 선도기관' 비전 선포식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은 국민에게 선진화된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활용에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

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은 올 신년사에서 "지난해 인공지능 일자리 추천 서비스 '더 워크 AI'를 개발했고, 빅데이터센터를 바탕으로 도움이 절실한 취약계층 사각지대를 찾아내겠다"며 "데이터 역량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매칭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비대면 상담 지원 서비시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정보원은 하반기 고용·노동 통합 데이터웨어하우스(DW)를 구축해 국가일자리정보플랫폼 기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책담당자에서부터 일반 국민까지 이용자 층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다양한 일자리 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또 대내외 일자리 정보를 한데 모아 표준화한 국가일자리정보플랫폼을 바탕으로 일자리 빅데이터의 활용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용보험 사각지대 발굴도 적극 추진한다. 국가일자리정보플랫폼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특수고용형태근로자·프리랜서·영세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근로자의 규모를 추정하는데 사용한다. 고용정보원은 정책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을 찾아냄으로써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와 전국민 고용보험 제도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직업훈련포털(HRD-Net)에도 인공지능 기반 훈련 진단·상담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인공지능에 기반한 정밀한 훈련정보 추천서비스와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상담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안전보건 공단, 안전투자 혁신사업 추진
안전보건공단은 올해 산재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올해부터 중수규모 사업장의 위험 설비 등을 교체해주는 '안전투자 혁신사업'을 시작한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한 건설현장을 찾아 안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은 올해 산재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올해부터 중수규모 사업장의 위험 설비 등을 교체해주는 '안전투자 혁신사업'을 시작한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한 건설현장을 찾아 안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박두용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신년사에서 "산재 사고사망자 감소를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가겠다"며 "경제적으로 재해예방 여력이 부족한 중소현장에는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단은 중소규모 사업장에 고위험 기계와 설비 교체를 지원해 근원적인 안전성을 확보하는 '안전투자 혁신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 사고가 많은 중소사업장의 위험기계기구를 교체하고, 뿌리산업의 노후공정을 개선하는 것으로 올해부터 3년간 약 1조원이 투입된다.

공단은 50인 미만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안전 설비 교체 및 개선에 드는 소요비용의 50%를 리스와 할부 또는 보조 등의 방식으로 지원한다. 올해는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이동식크레인 등 위험기계기구 4900여대를 교체하고, 920여개 중소사업장의 노후공정을 개선할 계획이다.

■폴리텍, 비대면 영상 스튜디오 거점 구축
한국폴리텍대학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비대면 교육 지원을 위한 영상 스튜디오 2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왼쪽 다섯번째)와 참석자들이 지난해 11월 열린 광명융합기술교육원 개원식 현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비대면 교육 지원을 위한 영상 스튜디오 2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왼쪽 다섯번째)와 참석자들이 지난해 11월 열린 광명융합기술교육원 개원식 현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석행 한국폴릭텍대학 이사장은 신년사에서 "'일자리 복지'의 소명이 더 절실한 때"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클라우드 기반의 학습관리시스템과 학습 수요자 수요를 충족하는 e-러닝 콘텐츠 개발지원과 확대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텍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캠퍼스 2곳에 영상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거점공유 스튜디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민간 직업훈련기관이 해당 공간에서 영상 콘텐츠를 찍고,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이 많은 서울정수·부산 캠퍼스에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거점공유 스튜디오는 콘텐츠 제작 장비 및 고간 지원, 폴리텍의 직업훈련 노하우 공유 등을 통해 직업훈련시장의 디지털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광주·전남 지역에 '에너지밸리' 조성에 따른 인력양성 체계 구축을 위해 '한국폴리텍대학 나주 전력기술교육원' 설립도 추진한다. 건축 연면적 약 8000㎡ 규모, 건축 총사업비는 168억원 규모다. 올해 상반기 중 건축설계에 착수하고, 2024년 개원이 목표다. 교육원이 설립되면 전력 신산업 분야 연간 300명의 신규 인력양성과 300명의 재직자 향상훈련을 제공해 에너지밸리 입주기업의 인력수급은 물론 지역 일자리 창출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반도체 클러스터'도 운영한다. 경기 안성에 있는 반도체융합캠퍼스를 주축으로 반도체 학과가 개설된 성남, 아산, 청주캠퍼스를 각각 반도체 소재, 후공정, 장비 유지보수 분야 특화 인력양성 체계로 육성한다. 올해 1400명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6190명의 반도체 인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국립생태원, 생태모방 기술 개발
국립생태원 전경
국립생태원 전경

박용목 국립생태원 원장은 신년사에서 "국립생태원도 기후변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조직적 환경을 조성해 기후위기 극복에 앞장서고자 한다"며 "습지센터 기능을 활성화해 그린뉴딜정책에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국립생태원은 생태모방 원리분석을 바탕으로 응용 기술개발을 위한 시작품 모델 제시, 실용화 연구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생태모방기술은 진화를 통해 적응한 생물체의 구조와 기능, 시스템 등을 기술에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인 예로 운동화 등에 사용되는 '찍찍이(벨크로)'가 있다.

국립생태원은 생태모방기술 활용 기업(스타트업, 벤처기업 등)을 대상으로 단계별 지원 전략을 마련해 실용화 촉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도토리거위벌레 큰 턱의 구조와 움직임을 모방해 구멍 뚫기와 넓히기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게 설계된 ‘확공용 드릴’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산업화 적용을 위해 ‘쓰레기매립지 안정화를 위한 굴착 공법 개발 및 상용화’ R&D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 산화 준정부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올해를 탄소배출 넷제로 달성에 본격 나서는 원년으로 삼고 관련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신기후체제 대응 기술개발 확대, 녹색혁신기업 성장지원을 확대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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