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中 농촌 결혼·장례식 금지, 네티즌 '갑론을박'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3 12:11

수정 2021.01.13 12:11

- 건강이 전통보다 중요 VS 행사 금지가 아니라 의료시설 확충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에서 방역 요원이 주민들에게 핵산 검사를 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에서 방역 요원이 주민들에게 핵산 검사를 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농촌지역에서 결혼식과 장례식을 금지시키는 지방 정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몰랐던 농민들이 대규모 행사에 잇따라 참석하면서 바이러스를 확산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허베이성 정부는 지난주 공지를 내고 춘제(2월11일~17일) 연휴 기간을 앞두고 연회를 주최하거나 친척, 친구 등 지인들을 결혼식과 장례식에 초대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수도 베이징과 랴오닝성의 성도 선양을 포함한 다른 지역도 유사한 금지령을 도입했다.
산시성 진중시 역시 지난 11일 결혼식, 장례식, 공적 행사, 공연, 기타 행사 등 집회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발표했다.

지방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리는 것은 이번 중국 본토 코로나19 확산의 배경을 농촌지역으로 보고 있어서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코로나19 핵산검사 시설 등 의료기관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마을로 유입되더라도 자신이 감염됐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농촌은 특성상 이웃과 유대가 중요하다. 경조사는 마을 전체에서 수백명이 참석하는 사례도 있다. 결혼식과 장례식은 중국 전통문화의 핵심 요소다. 즉 감염 사실을 알지 못했던 농촌 주민들이 결혼식, 장례식장, 결혼 모임 등에서 참석하면서 급속도로 감염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헤베이성 성도 스자좡의 경우도 최초 감염자가 농촌 마을에서 이웃들을 감염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인구 14억4000여만명 중 농촌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은 6억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 펑즈지안 부국장은 관영 신화통신에 “겨울은 호흡기 감염병이 전파되기 쉽다”면서 “그러나 마을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행사가 전염을 가속화시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의견이 갈렸다. 일부 네티즌은 건강을 지키는 것이 마을 전통보다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결혼식과 장례식을 금지시킬 것이 아니라 의료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중국 본토에서 115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해외 유입은 8명이며 나머지 107명은 지역 감염 사례로 집계됐다.
허베이성이 90명으로 가장 많았고 헤이룽장성 16명, 산시성 1명 등에서도 확진자가 발견됐다.

중국 정부는 전날 수도 베이징과 잡하고 있는 허베이성 스자좡, 싱타이시, 랑팡시를 전면 봉쇄했다.
이들 지역 인구는 2200만명에 달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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