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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선거의 왕'이었는데...스가, 자민당 간판으로 가치 급락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2 16:05

수정 2021.02.02 16:05

닛케이 "총리 프리미엄 사라졌다"
지난 18일 일본 국회에 출석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잠시 마스크를 내리고 물을 마시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지난 18일 일본 국회에 출석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잠시 마스크를 내리고 물을 마시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자민당의 '간판' 내지는 '선거의 얼굴'로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의 왕'으로 불리며 자민당에 압승을 안겼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스가 총리의 대중적 인기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당내 기반도 더욱 약화되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선거를 치를 때, 지역구 등 의원들의 면면보다는 정권을 대표하는 총리 얼굴을 보고 표를 던지는 이른바 "'총리 프리미엄'이 스가 내각에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총리 프리미엄은 내각 지지율에서 자민당 지지율을 뺀 값을 말한다. 선거의 얼굴로서 총리의 가치를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다.

내각 지지율이 당 지지율을 웃돌 때 총리 프리미엄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최근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더 이상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일본의 주요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비지지율'이 지지율을 역전하면서, 무파벌 스가 총리의 정치적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달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여론조사에서는 스가 내각 비지지율은 50%를 기록했다. 직전 2020년 12월 조사 때보다 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스가 정권 출범 첫 달인 9월 조사 때 비지지율은 17%에 불과했다. 여론이 정권 출범 4개월에 등을 돌린 것이다.

NHK 여론조사(1월 9~11일 실시)에서도 비지지율(40.7%)과 지지율(39.5%)간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요미우리신문 조사 역시 마찬가지로 비지지율이 지지율을 앞질렀다
닛케이는 "비지지율 고공행진이 지속되면 정권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지율을 갉아먹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감염 사태에 대한 대응지연, 즉 스가 총리의 리더십 부족을 꼽는 지적이 많다. 응답자의 55%가 '리더십이 없다'고 꼽았다. 닛케이는 이 항목의 답변이 50%를 넘은 것은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2011년 7월 간 나오토 내각(62%)이후 처음이라고 제시했다.

이런 시각은 곧 스가 총리 조기 퇴진설로 이어진다. 이대로 당의 얼굴로 놔둬도 되는 것인가. 당내 기반도, 대중적 인기도 사라진 스가 총리로서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코로나 긴급사태가 발령된 상황에서도 여당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심야시간 대에 호스티스(여성 접대원)이 나오는 도쿄 긴자의 클럽을 출입한 사실 역시 스가 총리에게는 지지율을 갉아먹는 악재다. 스가 총리는 "국민 여러분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최근 마이니치 신문은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는 스가 내각에 또다른 타격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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