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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페이팔-비자...글로벌 공룡들이 비트코인 5천만원 만들었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9 15:27

수정 2021.02.09 15:27

테슬라, 비트코인 15억달로 규모 매입
페이팔·마이크로스트래티지·스퀘어 등 비트코인 투자·사업에 적극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BTC)이 하루만에 20% 이상 급등해 글로벌 시장에서 4만7000달러(약 5246만월)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번 비트코인 급등의 수훈갑은 테슬라다. 현금성 자산의 7.7%에 달하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공시한 것이다.

테슬라 이전에도 비트코인 시장에는 이미 페이팔, 비자, 마이크로 스트레티지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또 비트코인에 투자한 글로벌 대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결국 공룡기업들이 비트코인 투자로 가상자산 투자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자사의 자산가치도 높이는 두 토끼를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비트코인 투자·사업 본격화

테슬라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으로 자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을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뉴스1
테슬라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으로 자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을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뉴스1

테슬라는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향후 자산 일부를 디지털자산에 더 투자할 수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 우리 제품에 대한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수용할 것을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들어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지난 1일 오디오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클럽하우스에서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다"라며 "8년 전에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는데 늦어 버렸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에 앞서 29일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에 'bitcoin'이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비트코인은 일론 머스크의 행보에 일일이 반응하며 급등했다.

테슬라는 해당 보고서에서 테슬라는 2020년 12월 31일 기준 대차대조표 상 190억달러(약 21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비트코인 추가 매입 가능성도 있다.

이 소식은 테슬라 주가에도 도움이 됐다. 테슬라(TSLA)는 나스닥시장에서 지난 8일 전일 대비 1.31% 오른 863.42달러(약 9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장 초반 877달러(약 97만9000원) 대까지 올랐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다음 타자가 애플이 될 수 있는 관측이 제기됐다. 로열뱅크 오브 캐나다도미니언증권(Royal Bank of Canada Dominion Securities·RBC)의 폴 스티브스(Paul Steves)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가상자산을 도입하면 연간 400억달러(약 44조68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업계 전반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수년간 지갑서비스인 애플월렛 서비스를 확장했고, 2019년에는 애플카드를 통해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페이팔 등 IT공룡들 비트코인 투자에 적극

결제업체인 페이팔은 올해 이용자들이 가상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결제업체인 페이팔은 올해 이용자들이 가상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주요 비트코인 투자 기업 주가 변화
(달러)
회사명 2020년 1월 4일 2021년 2월 8일 관련 내용
테슬라 729.77 863.42 2월 8일 15억달러 규모 비트코인 매입
페이팔 231.92 282.17 가상자산 거래 지원, 올해 중 가상자산 결제 지원 예정
마이크로스트래티지 425.22 1041 2월 8일 현재 31억달러 규모 비트코인 보유
스퀘어 221.16 259.97 지난 해 10월 5000만달러 규모 비트코인 매입사실 공시

테슬라에 앞서 페이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스퀘어 등 내로라 하는 정보기술(IT) 공룡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거나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장사인 이 회사들에 투자하는 것이 또 다른 가상자산 투자의 방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페이팔은 지난 해 10월 이용자들이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에는 페이팔 가맹점에서 가상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행보는 페이팔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일 페이팔홀딩스(PayPal Holdings Inc)는 2020년 4·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일반회계기준(GAAP) 매출이 61억2000만달러(약 6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페이팔은 가상자산 사업에 따른 매출을 따로 분류하지 않았다. 다만 4·4분기에 1600개의 신규 활성계정을 추가했다. 페이팔은 "페이팔을 통해 가상자산을 매수한 이용자들이 기존 이용자보다 2배 이상 자주 로그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도 지난 해 8월 이후 본격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8월과 10월 현금성 자산을 비트코인에 투자해 3개월여 만에 3년치 영업이익보다 많은 투자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1년 2월 8일 현재 총 31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 초 425달러(약 47만4000원)에서 시작해 이날 하루에만 29.16% 상승, 1041달러(약 11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페이팔 경쟁사인 스퀘어(Square)의 잭 도시(Jack Dorsey)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추종자로 잘 알려져 있다. 스퀘어 이용자들은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스퀘어는 지난 해 3·4분기 실적발표 당시 이용자들이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 상당의 결제를 비트코인으로 했다고 전했다.
이 중 3200만달러(약 357억원)는 스퀘어의 수익이 된다. 이 회사는 지난 해 10월 5000만달러(약 357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스퀘어의 2020년 4·4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23일 있을 예정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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