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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기부금 용도로 '사회문제 해결'을 꼽았다. 그는 꽤 오랫동안 '기업의 선한 의지'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3월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공개한 영상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보더라도 카카오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직 미흡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의장이 재단 형식을 빌려 일자리·복지·환경·교육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미래형 인재 발굴에 나설 것으로 본다.
글로벌 슈퍼리치의 기부 사례는 많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재산 90% 기부를 약속했다. 아내 멜린다 게이츠와 지난 2000년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세워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전 재산 85%를 기부했다. 게이츠와 버핏은 의기투합해 2010년부터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기빙 플레지' 운동을 펼쳤다. 이 둘의 롤모델은 미국 기업가 척 피니(89)다. 거의 전 재산을 기부해 자기 명의 집도 차도 없어 '빈손의 억만장자'로 불린다. 거슬러 올라가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와 석유왕 존 록펠러도 대표적 박애주의자다.
김범수의 통큰 기부는 최근 재계에 불어닥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의장은 자수성가한 벤처 1세대다. 이해진(네이버)·김정주(넥슨)·김택진(엔씨소프트)도 마찬가지다. 이번 도전이 새로운 한국형 부자모델로 정착되길 바란다. 정부와 국회도 부자 재산을 공동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넓혀주기 바란다. 그래야 제2, 제3의 김범수가 연달아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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