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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가총액 1조달러 벽도 뚫었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0 03:21

수정 2021.02.20 03:21

[파이낸셜뉴스]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19일(현지시간) 5만4000달러에 육박하며 시가총액이 사상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사진=로이터뉴스1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19일(현지시간) 5만4000달러에 육박하며 시가총액이 사상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사진=로이터뉴스1

비트코인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또 다시 새 역사를 섰다.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

기관투자가들의 진입으로 상승세를 타는 비트코인이 이를 발판으로 또 다른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이는 큰 흐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시장 한 켠에서는 여전히 불신당하고 있다.


5만4000달러 육박
최근 5만달러를 돌파한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파죽지세 상승세가 지속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이날 일단 완패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2% 넘게 뛰며 5만4000달러에 육박했다.

지난해 4배 넘게, 그리고 올들어서만 70% 넘게 폭등했다. 지난 반년간 상승폭만 350%에 육박한다.

덕분에 시가총액은 이날 1조달러를 넘어섰다.

2017년 2만달러 돌파에 실패한 뒤 가격이 붕괴돼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비트코인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부활해 파죽지세로 가격이 뛰고 있다.

기관이 기관 부르는 선순환
비트코인은 대세 상승 흐름도 나타내고 있다. 가격 상승이 또 다른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선순환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 폭등의 주요 재료인 기관투자가들의 진입에 따른 주류 시장 편입 기대감이 또 다른 기관투자가들을 불러들이는 식으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정통은행 뱅크오브뉴욕(BNY)멜론이 비트코인 시장 진입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가격안정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투자에 나설 의사를 확인했다.

앞서 마스터카드가 비트코인을 지급결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용인할 뜻을 내비쳤고, 지난해에는 온라인 결제대행사 페이팰이 같은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15조달러어치 사들였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전략가 짐 리드는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노트에서 비트코인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리드는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관계없이 이제는 비트코인 시장에 발을 담그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값이 뛰고, 이때문에 생각도 안했던 또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비트코인이 "너무도 덩치가 커져 스스로의 수요를 창출하기 시작했다"면서 "기업들과 기관들이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손대기조차 꺼렸던 이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리드는 "아이러니하게도 비트코인은 최근 급격한 상승세와 점점 더 많은 기관들의 매수세로 인해 스스로를 신뢰할 만한 자산군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약세론자들이여 평안히 잠드소서"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은 신이 났다.

모건크릭 디지털자산 공동 창업자인 앤서니 폼플리아노는 트윗에서 "약세론자들이여 평안히 잠드소서"라고 조롱했다.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로 시장을 좌우할만큼 대규모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제미니 공동창업자인 쌍둥이 형제 캐머론 윙클보스는 트윗에서 비트코인이 "백지에서 1조달러짜리가 됐다"면서 "비트코인이 산 채로 금을 잡아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관론은 여전히 잠들지 않고 있다.

시터델증권 창업자 켄 그리핀은 이날 자신은 비트코인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또 JP모간은 분석노트에서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지속불가능하다고 쐐기를 박았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부추겼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이날은 비트코인 역시 법정화폐처럼 '거의 헛소리'라고 비판했다.
다만 머스크는 '거의'라는 말이 중요하다며 여운을 남겼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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