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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명표 수술실CCTV, 어렵게 달았는데 촬영은 '0' [김기자의 토요일]

경기도 민간병원 수술실CCTV 공모 병원 현황
2개 병원 운영실태 크게 엇갈려, 80%vs.0%
설치 이후 263건 수술, 한 건도 촬영 않아
의료진 반대가 이유, 의무화법 필요 증명
[파이낸셜뉴스] 수술실CCTV 법제화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CCTV가 설치된 병원에서조차 의료진의 거부로 촬영을 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됐다. 병원의 방침에도 수술에 참여하는 의사들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료진 의사와 상관없이 수술실CCTV 설치와 촬영을 의무화하는 입법이 필요한 이유다.

해당 병원은 지난해 경기도가 설치비 전액을 지원하는 공모에 지원한 곳으로 파악됐다.

국회에 수술실CCTV 법제화 입법을 촉구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 사진=서동일 기자
국회에 수술실CCTV 법제화 입법을 촉구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 사진=서동일 기자

■265vs.0··· 엇갈린 두 병원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수술실CCTV 설치사업에 지원해 수술실 내 CCTV가 달린 민간병원 2곳의 CCTV 운영현황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의료진 전원이 CCTV 설치에 동의한 A병원은 지난해 11월 9일 첫 운영을 시작한 이후 진행한 수술 중 80% 이상에서 영상을 녹화했다. 총 330건 중 265건의 수술이 녹화됐고,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 내 모든 의료인력이 촬영에 동의했다.

반면 일부 의료진이 설치에 반대한 B병원은 설치 이후 단 한 건의 CCTV 촬영도 진행하지 않았다. 올해 1월 4일 운영을 시작한 B병원에서 이달 21일까지 진행한 수술은 총 263건에 달했지만 CCTV는 언제나 멈춰있었다.

수술실CCTV법이 없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는 현 체제에선 의료진 반대로 사실상 수술실CCTV 운영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경기도 보건의료과 관계자는 “(B병원은) 병원장이 의지가 있어서 하려고 했고 일부 의사들은 동의했었는데 의료법에 강제조항이 없다보니 (찍히는) 의사와 간호사, 환자 동의를 전부 다 받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환자동의를 받으려고 하지도 않고 그러다보니 한 건도 촬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술실CCTV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영상정보처리기기 관리기준을 따른다. 의료법에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공장식 유령수술로 아들 권대희씨를 잃은 모친 이나금씨가 지난 23일부터 국회 앞에서 수술실CCTV 입법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나금씨 제공.
공장식 유령수술로 아들 권대희씨를 잃은 모친 이나금씨가 지난 23일부터 국회 앞에서 수술실CCTV 입법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나금씨 제공.

■뒷짐 진 보건복지부, 불법 내몰린 CCTV

이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유령수술과 환자 대상 성범죄 등 속출하는 의료사고에 뒷짐을 지고 제 역할을 방기해온 탓이다. 일부 병원이 환자권익 보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수술실CCTV를 운영해왔으나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지 않아 운영이 주먹구구식이란 비판이 일었다.

적잖은 병원에서 CCTV를 달고 홍보하면서도 실제 촬영은 하지 않거나 촬영을 하고서도 제공하지 않는 사례가 빗발쳤다. 제공하는 경우에도 영상을 편집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이 모두 관련 규정이 없어 벌어진 일이다.

의료사고 완전 승소율이 채 2%가 되지 않을 만큼 환자들이 고전하게 되는 배경이다.

수년 간 전국 수술실CCTV 설치 및 운영 실태를 파악하지 않았던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당하고 나서야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전신마취 수술실을 갖춘 병원급 의료기관 1209개소와 의원급 633개소 등 모두 1842곳 중 242개소만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3.1%였다.

더욱 황당한 건 현재 운영되고 있는 CCTV조차 불법이란 점에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내부에 CCTV를 설치하는 걸 금하는데, 수술실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를 위해 수술실CCTV를 운용하는 병원이 도리어 법 위반으로 처분을 받고, 환자들에게 촬영한 CCTV를 주지 않는 병원은 자유롭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와의 타협안'이라며 수술실CCTV 원안 대신 수술실 문 밖에 CCTV를 설치하는 안을 2월 국회에서 내놔 지탄받기도 했다.

수술실CCTV 촬영과 열람에 의사 동의를 받도록 할 경우 사실상 촬영과 열람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nDB
수술실CCTV 촬영과 열람에 의사 동의를 받도록 할 경우 사실상 촬영과 열람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nDB

■CCTV 촬영·열람, 의사 동의 필요한가
의사이자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신현영 의원은 현재 설치된 수술실CCTV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을 내놨다. 다만 촬영동의를 환자와 보호자뿐 아니라 의료인에게도 받도록 하고, 촬영한 영상을 제공하는 규정도 마련해놓지 않았으며, 위반 시 벌칙규정도 없어 사실상 의사에게 기울어진 안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수술실CCTV 법제화 법안을 다루는 보건복지위 제1법안심사소위 소속인 신 의원은 해당 법안에 부정적인 의원으로 분류된다.

반면 김남국,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수술실CCTV 법안은 의사의 동의 없이도 환자나 보호자가 원하면 수술장면을 촬영하고 법에 따라 요구할 경우 열람할 권리를 보장했다. 의료사고를 당할 경우 의무기록지와 의료인 증언에만 의존해야 했던 환자 및 보호자들이 CCTV를 확보하게 될 경우 권익이 크게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취임 이후 수술실CCTV 설치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해온 경기도는 오는 3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도록 측면 지원할 방침이다. 이 지사는 21대 국회가 활동을 시작한 지난해 7월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수술실 CCTV 설치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본지 2020년 7월 18일. ‘[단독] 이재명 지사 국회에 편지 "수술실CCTV 법제화하자" [김기자의 토요일]’ 참조>

이 지사는 해당 법안의 소위 통과가 또다시 좌절된 이달 자신의 SNS에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무원이나 임명직 공무원들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도록 수술실 CCTV 설치를 외면하는 것은 위임의 취지에 반하며 주권의지를 배신하는 배임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A병원 수술실CCTV 촬영 현황.
(건, %)
2020년 11월 12월 2021년 1월 2월 21일까지
수술건수 78 92 99 61 330
촬영건수 49 70 95 51 265
촬영동의율 62.8 76.1 96.0 83.6 80.3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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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