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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직원과 외부갈등 줄패소 공공기관··· 이대로 괜찮나 [김기자의 토요일]

연구성과물 출간 놓고 직원과 갈등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책은 1년째 출판사 창고에··· "연락 없어"
현 기관장 취임 후 내부갈등 외부로 불거져
[파이낸셜뉴스] 소속 직원이 본인의 연구성과물을 책으로 출간하며 저작권자로 제 이름을 적은 것을 문제 삼아 중징계한 공공기관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결정이 나왔다.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해 재심까지 신청한 기관이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같은 결과를 받아들며 혈세를 불필요하게 지출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해당 기관은 현 기관장 취임 이후 임직원들과 노동위원회 진정 및 소송 등 다수 분쟁을 벌여오고 있다. <본지 2월 6일. ‘[단독]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내부 갈등 지속··· 줄줄 새는 '세금' [김기자의 토요일]’ 참조>

해당 기관이 판매중지를 요청한 책은 1년이 넘도록 출판사 창고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출판사는 중노위 결정 이후에도 해당 기관으로부터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책 출간 문제로 직원에게 중징계 처분을 한 뒤 갈등을 벌여온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징계가 부당하다는 외부기관 판단을 받았다. fnDB
책 출간 문제로 직원에게 중징계 처분을 한 뒤 갈등을 벌여온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징계가 부당하다는 외부기관 판단을 받았다. fnDB

■"징계 사유도 없다" 중노위 결정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노위가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유종수 해양생물연구본부장에게 내린 정직 3개월 처분이 정당하다며 낸 재심신청을 지난해 말 최종 기각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중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는 지노위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중노위는 “각종 입증자료의 기재내용 및 이를 토대로 우리 위원회가 심문한 사항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부당하다”며 “징계양정의 적정성 및 징계절차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살펴볼 필요가 없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재심까지 온 사건 치고는 이례적으로 징계의 절차나 수위가 아닌 징계 사유 자체가 없어 처분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유 본부장은 결정이 나온 뒤인 올해 1월에야 본부장 자리에 복직됐다. 원칙적으로 정직 3개월 처분이 끝난 지난해 8월 복직됐어야 했으나 기관은 재심 결정이 나온 뒤에야 복직을 승인했다.

사건은 지난해 초 유 본부장이 자신의 연구성과물을 엮은 책 <상어,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물고기>를 외부 출판사인 지성사를 통해 공동 출판하며 불거졌다.

자원관은 출판사에 유 본부장이 적법한 권리자가 아니고 계약 등 절차가 부적절하게 진행됐다며 판매를 중단해달라고 통보했다. 유 본부장이 해당 연구를 주도한 건 사실이지만 저작권자는 자원관이 돼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자원관은 보름여에 걸친 내부감사를 통해 유 본부장에겐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계약 부서 실무자에겐 경고 처분을 내렸다. 책 출간으로 자원관 등 적법한 권리자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게 징계의 이유였다.

양질의 대중과학서적으로 주목받았던 책은 출판 1년이 넘도록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 fnDB
양질의 대중과학서적으로 주목받았던 책은 출판 1년이 넘도록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 fnDB

■창고에 놓인 책 1000권은 어쩌나

황당한 사실은 계약서에 ‘단행본 출판에 있어 저작권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갑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는 점이다. 출간된 책에는 저작권 표시(ⓒ)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아닌 ‘유종수’로 쓰여 있었으나 출판사 자체 판단으로 인한 처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 자체 감사 등에서도 출판사와 유 본부장 사이에 금전이 오가는 등의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심지어 다른 공공기관과 다수 과학서적을 출판한 이력이 있는 다수 출판사에선 저작권 표시에 기관 내 개인으로 넣는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충분히 소명됐음에도 기관이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린 점에 비판이 제기됐다.

유 본부장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지노위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했고 지난해 징계가 부당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자원관은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다.

한편 상어 책 파동의 여파는 완전히 끝나지 않고 있다. 지성사 창고 안엔 여전히 1000여권의 책이 유통되지 못한 채 쌓여 있는 것이다. 지성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혀 연락이 없었고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좀 더 기다려도 안 되면 손해를 본 거에 대해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지 않겠나”하고 답답해했다.

자원관이 중노위 결정에 따라 책 유통 등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상황에서 1년2개월째 시중에 풀리지 않고 있는 책에 대한 처리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소속 직원과 1년 넘게 끌어온 문제에서 끝내 패배한 자원관이 본연의 목적을 방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진다. 공공기관은 국가 예산이 들어간 연구성과물을 확산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심지어는 직원과의 갈등에 돈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뒤늦게 감사에 착수해 재심에 착수해 예산을 낭비한 자원관 관계자들에 대해 경징계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 제공.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뒤늦게 감사에 착수해 재심에 착수해 예산을 낭비한 자원관 관계자들에 대해 경징계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 제공.

■국민 세금으로 직원과 지속 갈등
자원관은 유 본부장 외에도 노동조합장 출신 직원 황모씨가 부당하게 연봉을 많이 수령하고 있다며 2019년 9월 형사고소를 하기도 했다. 검찰이 지난해 8월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처분하자 불복해 항고했다. 고등검찰청은 지난해 10월 이를 기각했다.

자원관은 2019년 10월 황씨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했다가 같은해 12월 지노위에서 부당직위해제 판정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이듬해 3월 이행강제금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4월 중노위 재심 역시 황씨 손을 들어줬다.

자원관은 2019년 1월 황씨를 부당해고하며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에 신고당해 2019년 10월 황선도 관장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자원관은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해 법정이자와 수당을 지급했다.

관련된 비용은 결정권자인 황 관장 개인이 아닌 기관이 부담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말 뒤늦게 감사에 착수해 “재심을 신청함으로 인하여 예산을 낭비했다”며 자원관 관계자 2명에게 경고와 주의 처분을 했다. 자원관 임직원들은 이 같은 조치가 ‘솜방망이’라며 “결정권자에게 기관의 부적절한 운영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느냐”는 비판을 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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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