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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미얀마 유혈사태 종식에 한국도 힘보태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7 18:00

수정 2021.03.07 18:00

미얀마 '19세 태권소녀'로 알려진 고 치알 신이 지난 3월 3일 만달레이에서 시위 도중 뒷사람에게 엎드려 몸을 피하라며 챙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뉴스1
미얀마 '19세 태권소녀'로 알려진 고 치알 신이 지난 3월 3일 만달레이에서 시위 도중 뒷사람에게 엎드려 몸을 피하라며 챙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뉴스1
미얀마 군부의 시위대 강경진압이 걷잡기 힘든 유혈사태를 빚고 있다. 쿠데타에 반발하는 평화시위에 군부가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지난 4일까지 최소 54명이 숨지고, 1700명 넘게 구금됐다. 특히 최소 30명의 사망자가 나온 3일은 가히 '피의 수요일'이었다.
인류 문명사에 씻을 수 없는 큰 오점을 남긴 꼴이다.

작금의 미얀마 사태는 국제사회가 강 건너 불인 양 보고만 있기엔 너무 심각한 양상이다.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도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을 법하다. 물론 유엔 등 국제사회가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몇몇 서방국들이 사태 초기부터 미얀마 군부에 자제를 요구하긴 했다. 하지만 미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내정간섭은 안 된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여 실효적 대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에 사태는 악화일로를 치달았다. 미얀마 군경이 청소년에게 조준사격을 가하는 장면이 목격될 정도다. 더욱이 미얀마 언론인 수십명이 체포되면서 군부의 만행을 외부 세계에 알릴 통로마저 차단됐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국제사회가 최소한 유혈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철저한 공조에 나서야 한다.

다만 미얀마의 폐쇄적 경제시스템을 감안하면 국제제재가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추론도 없지 않다. 하지만 무고한 미얀마 국민의 희생을 막기 위한 수단이라면 유엔의 이름으로 무엇이든 강구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앞으로 유엔이 대(對)미얀마 무역·금융 제재를 추진한다면 정부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이미 미얀마 군부의 폭력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놓은 만큼 보편적 인권을 중시하는 국제연대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혹여 미얀마 군부의 배후라는 의심을 사고 있는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오해를 자초할 이유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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