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피부속 칩에 빛 쪼이면 약이 나온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8 10:55

수정 2021.03.08 10:55

POSTECH 한세광·조길원 교수팀
체내 무동력 약물전달 시스템 개발
포항공과대학교 한세광·조길원 교수팀이 몸 안에 장착된 의료기기에서 빛을 이용해 약물방출이 조절 가능한 약물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사진은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지난 1일 실린 약물전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POSTECH 제공
포항공과대학교 한세광·조길원 교수팀이 몸 안에 장착된 의료기기에서 빛을 이용해 약물방출이 조절 가능한 약물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사진은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지난 1일 실린 약물전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당뇨 환자처럼 주기적인 약물투여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피부에 빛만 쬐어도 자동으로 약물이 주입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반복적으로 주사를 맞는 대신 자동으로 약물을 주입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은 한세광·조길원 교수팀이 몸 안에 장착된 의료기기에서 빛을 이용해 약물방출이 조절 가능한 약물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한세광 교수는 "이 시스템은 근적외선 이용으로 몸에 삽입된 의료기기의 정교한 약물방출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체내 의료기기를 이용한 광 치료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약물전달 시스템은 나노 물질에 작은 빛 에너지를 쏘이면 물질 내에서 에너지가 증폭하는 '상향변환 나노입자'가 코팅된 유기 태양광발전 소자를 이용했다. 나노입자가 근적외선 빛을 가시광선 빛으로 변환시킨다.

한 교수는 "인체에 무해하고, 피부 투과도가 높은 근적외선을 통해 약물전달 시스템을 작동시킨다"고 설명했다.

포항공과대학교 한세광·조길원 교수팀이 개발한 약물전달 시스템은 피부 아래 2㎜ 깊이에 심어놨다. 일정량의 근적외선을 피부에 쪼이면 시스템안에서 약물이 나온다. POSTECH 제공
포항공과대학교 한세광·조길원 교수팀이 개발한 약물전달 시스템은 피부 아래 2㎜ 깊이에 심어놨다. 일정량의 근적외선을 피부에 쪼이면 시스템안에서 약물이 나온다. POSTECH 제공
연구진은 태양광발전에서 힌트를 얻었다. 피부 투과가 가능한 근적외선으로 태양광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상향변환 나노입자를 태양광발전 소자로 이용했다. 코어-쉘 구조의 상향변환 나노입자가 코팅된 유기 태양광발전 소자가 근적외선 빛이 조사됐을 때 전류의 흐름을 발생시켜 기계 전자 시스템으로 제작된 약물전달 시스템을 작동시키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전류가 가해지면 약물저장소를 막고 있는 금 박막이 녹아서 약물이 방출되게 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지난 1일 게재됐다.

한편, 당뇨병처럼 주기적으로 약물을 주입해야 하는 환자를 위해 반복적으로 주사를 맞는 대신에 자동으로 약물을 주입해 주는 약물전달 시스템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장치를 작동시키기 위한 동력원의 한계로 크기나 모양 등에 제약이 많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