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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나오면 비트코인 찬밥?… "金같은 저장수단으론 매력"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8 17:36

수정 2021.03.08 17:36

신한금융 ‘화폐의 미래’ 보고서
디지털 세계서 거래·보관 간편
가격 불안정해 결제 기능 한계
CBDC 나오면 비트코인 찬밥?… "金같은 저장수단으론 매력"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CBDC) 발행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CBDC가 나오면 비트코인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대해 CBDC 확산 이후 거래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 매력은 줄어들고,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은 자체적인 희소성, 영속성, 편의성 등 특성으로 인해 매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CBDC 나와도 매력 유효"

8일 신한금융투자는 'CBDC가 그린 화폐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CBDC가 등장하면 차세대 거래수단으로 역할을 모색했던 가상자산의 입지가 위축될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희소성, 영속성, 편의성 등 특성을 통해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매력은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수단으로는 비트코인의 매력이 반감할 수 있지만, 가치저장 수단으로는 매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치저장 용도로 쓰이는 대표적인 자산은 금과 은이다. 법정화폐 중에서는 미국 달러가 있다.
달러와 금은 오랜 기간 신뢰를 구축하며 안전자산의 지위를 얻었다. 비트코인도 희소성과 영속성 측면에서 금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정해져 있어 희소성이 있다. 또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한 디지털 세계에서 영원히 존재 가능하다. 디지털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성까지 갖췄다.

신한금융투자 하건형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디지털 상에서 거래가 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금보다 접근성이 우수하다"며 "비트코인 보유자가 많아지고 다양해진다는 것은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신뢰성이 강화되는 증거이며 비트코인과 금의 시가총액 차이는 시간을 두고 축소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거래수단 활용은 한계 있을 것"

반면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 △수수료 부담 △규제 취약성 등은 거래수단으로서 가상자산이 활용되는 데 한계로 작용하는데, CBDC가 확산될 경우 경쟁 취약점이 될 것으로 지적된다. 비트코인의 연간 가격 변동성은 100%를 상회한다. 법정 화폐 이전에 거래수단으로 널리 이용됐던 금의 연간 가격 변동성이 10~20% 대로 유지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수수료 부담도 가상자산이 대중적 거래수단으로 쓰이기에는 부담이다.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상호 검증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한다. 검증에 참여하는 검증자들이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거래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너무 낮으면 검증이 오래 걸리거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이같은 가상자산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으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가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더 매력을 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최근 규제 및 제도적 기틀이 형성되고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가상자산의 대중적 활용도를 높이는데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비트코인 선물옵션에 이어 최근 이더리움 선물옵션을 내놨다. 가상자산 공시 제공업체 쟁글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지난 해에 4배 증가했으나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 규모의 거래량은 20배 증가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은 누적 비트코인 보유규모가 65만개에 육박한다. 지난 해 4·4분기 15만개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으며, 이 중 93%가 기관투자자 고객이다.
이런 상황이 각국에 확산되면 기관투자자들은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접근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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