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48세' 웨스트우드, 2주 연속 우승 경쟁 원동력은?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4 08:33

수정 2021.03.14 15:42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R 단독 선두
컴퓨터 아이언샷과 쇼트 퍼트 발군
캐디로 나선 연인 스토리의 내조 덕
지난주 패배안긴 디섐보와 복수전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라운드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리 웨스트우드가 환호하는 갤러리를 향해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웨스트우드는 2타차 단독 선두에 오르며 PGA투어 통산 3승 기회를 잡았다. /사진=뉴스1 외신화상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라운드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리 웨스트우드가 환호하는 갤러리를 향해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웨스트우드는 2타차 단독 선두에 오르며 PGA투어 통산 3승 기회를 잡았다. /사진=뉴스1 외신화상
[파이낸셜뉴스]'노장' 리 웨스트우드(영국)의 기세가 무섭다.

웨스트우드는 1973년생으로 챔피언스투어 데뷔를 목전에 둔 올해 48세의 베테랑이다.
적잖은 나이에 지난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아쉽게 1타차 준우승을 거뒀다.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가며 우승 기회를 잡았으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괴력의 장타 앞에 분루를 삼켰다.

그러나 곧 이어 열린 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에서 다시 한번 우승 기회를 잡았다.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결과 웨스트우드는 지난주 패배를 안겼던 디섐보에 2타 앞선 단독 선두에 자리하며 리벤지 매치를 성사시켰다.

웨스트우드는 1993년에 프로로 전향했다. 주로 유러피언투어서 활동하다 PGA투어에 데뷔한 건 2005년이었다. 유러피언투어와 PGA투어를 병행한 탓에 PGA투어 우승은 고작 두 차례 뿐이다. 하지만 유러피언투어 25승 등 인터내셔널투어 통산 우승은 무려 42차례나 된다.

최고의 전성기는 2010년이었다. 그는 그해 세인트 주드 클래식에서 PGA투어 2승째를 거둬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281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종식시키고 1인자 자리에 등극했다. 메이저대회 우승 없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웨스트우드가 최초였다. 웨스트우드는 그 해 마스터스와 디오픈에서 나란히 준우승을 거두면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12년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던 웨스트우드는 2013년에 페덱스컵 랭킹이 41위로 밀리기 시작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 길로 내달렸다. 이후 PGA투어는 메이저대회 위주로 출전하고 유러피언투어에 거의 전념하다시피 했으나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세계랭킹은 한 때 125위까지 추락했다.

2019년까지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하던 그가 분위기 반전 모멘텀을 마련한 것은 2020년 유러피언투어 시즌 최종전 DP월드 투어 챔피언십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치러진 당시 대회서 웨스트우드는 매슈 피츠패트릭(영국)에 이어 2위에 입상했다. 그리고 통산 네 번째로 미디어 패널들에 의해 유러피언투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그러나 이번 시즌 초반 그 상승 여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전까지 5개 대회에 출전, 두 차례 대회서 컷 탈락하는 등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톱10' 입상은 한 차례도 없고 최고 성적은 US오픈 공동 13위였다. 그랬던 그가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이후 2경기 연속 전성기에 버금가는 샷감을 과시하고 있다.

원인이 뭘까.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아이언샷 정확도다. 그는 지난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그린 적중률은 까다로운 코스 세팅에도 불구하고 70.83%로 전체 2위였다. 비록 3라운드까지 데이터이지만 이번주는 85.19%로 전체 1위다. 그린 주변 쇼트 게임 능력은 물이 오를 대로 올라 지난주 스크램블링은 71.43%로 전체 7위, 이번주는 87.5%로 2위다. 게다가 퍼트 능력도 향상됐다. 특히 3~4인치 퍼트 결정력은 전체 1위에 올랐을 정도로 발군이었다.

사랑의 힘도 웨스트우드의 상승세에 한몫 하고 있다. 그는 2015년에 두 자녀를 뒀던 아내와 이혼 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연인 헬렌 스토리와 교제중이다.
스토리는 2018년부터 아예 웨스트우드의 캐디로 나서 다수의 우승을 합작했다. 이들 커플이 사랑의 힘으로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준우승의 아쉬움을 이번주 대회서 달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웨스트우드가 우승하면 58위인 페덱스컵 랭킹을 7위로 도약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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