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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코로나 백신 안전과 물량, 둘 다 고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6 18:01

수정 2021.03.16 18:01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코로나19 백신 접종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금까지의 접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4월부터 1150만명에 대한 본격적인 접종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만 65세 이상 고령층 858만명에 대한 접종이 고비다.

오는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도 23일 접종할 예정이다. 65세 이상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1호 접종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우선 접종하는 것은 일각의 안전성, 효과성 논란을 불식하고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주로 맞고 있는 AZ 백신의 안전성이 문제다. 이미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을 비롯한 세계 20여개국이 AZ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AZ 백신 접종 후 뇌혈전(혈액 응고) 등 부작용 의심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18일로 예정된 유럽의약품청(EMA)의 조사 결과를 본 뒤 계속 접종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EMA는 AZ 백신 접종에 따른 이익이 부작용에 따른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은 AZ 백신과 혈전 형성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MA의 판단 결과에 따라선 방역당국의 AZ 백신 접종계획이 전면 수정될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백신 누적 접종자 60만2150명 중 8751명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AZ 백신을 맞은 사람이 98.7%(8638건)에 달했다.

백신 수급이 원활치 못한 우리 처지로는 백신에 문제가 있어도 다른 나라처럼 접종을 일시 중단할 여유가 없다. 현재 확보한 백신으로는 2·4분기 접종 계획 인원에도 못 미친다.
화이자, 노바백스와 얀센 그리고 모더나 백신의 상반기 도입 시기는 안갯속이다. '백신 도입 후진국'의 처지가 안타깝다.
방역당국은 지금이라도 백신 물량과 도입 일정부터 먼저 챙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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