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조세·가사 전문가 뭉쳤다… 상속·자산관리 자문 힘주는 로펌

김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1 17:00

수정 2022.03.07 14:16

슈퍼리치 관심사, 절세에서
'분쟁없는 합법적인 상속'으로
부동산 규제 복잡·강화 되면서
법률 자문 수요 급격히 늘어
로펌·금융업계 협업도 활발
조세·가사 전문가 뭉쳤다… 상속·자산관리 자문 힘주는 로펌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상속·증여에 관한 법률 상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법률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법률·세무전문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부유층들의 과거 관심사가 '절세'였다면, 최근엔 대체로 '분쟁없고 합법적인 상속'을 꼽았다. 이처럼 '부동산 상속 비즈니스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 법무법인(로펌) 뿐만 아니라 개인 로펌들도 자문과 송무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종합플랜' + '분쟁 방지' 초점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각 로펌들은 부동산 상속 관련 자문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 금융업계와도 손을 잡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대형로펌들은 피상속인과 상속인, 상속인들 간, 피상속인의 재산의 규모 등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최적의 플랜이 다를 수밖에 없는 탓에 '종합 플랜'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분쟁을 줄이는데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김앤장은 과거부터 상속·자산관리팀을 운영해 왔다. 회계사와 변호사 등 30여명에 이른다. 팀장인 최재혁 변호사는 "상속·승계는 입체적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가족법·회사법과 신탁, 지배구조, 조세 등 문제를 종합 검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화우는 지난 2013년부터 WM(Wealth Management·재산관리)팀을 꾸려 지금까지 계속 확대해 왔다. WM팀은 조세분야와 가사 등 소속 변호사들이 한 팀이다. 다만 최근 '유언대용신탁'의 비율을 늘리는 추세다. 로펌을 찾는 의뢰인들이 △가족 간 분쟁이 없고 △절세는 하되 법을 지켜 상속·증여 등을 원하면서다.

유언대용신탁은 최근 일회성 재산승계수단인 상속·증여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다. 신탁사에 위탁자(고객)가 사망 전 수탁자(은행 등 신탁사)에게 재산을 신탁(예치)하면서 수익자를 지정하고, 위탁자 사망 후 정한 수익자에게 재산을 수익자에게 주는 것을 말한다.

화우의 유언대용신탁 전문가인 김용택 변호사는 "일반적인 상속·증여로는 사후 재산관리가 어려웠고 분쟁 소지도 많았다"며 "이를 방지하고 상속이후 본인 의사에 따라 자산 관리도 가능한 장점이 있고 10년 내에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조세부분'에 강점이 있는 율촌도 최근 상속팀을 확대했다. 지난 2000년부터 운영하던 상속팀을 2019년부터 '상속가업승계팀'으로 확대·재편한 것이다. 김성우 변호사와 전영준 변호사가 공동팀장으로 각각 가사분쟁과 조세쟁송·조세일반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율촌은 '가족 간 분쟁 방지'를 막는 종합플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족 간 화합을 중시하는 의뢰인이 늘면서다. 율촌 관계자는 "상속가업승계팀에 세법전문가와 회사법, 공정거래법 전문가, 상속가족법 전문가가 협업해 종합적인 진단과 대책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가업승계팀'을 운영해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각 분야에 특성에 맞는 최상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부광득 태평양 변호사는 "금융권과 협약을 맺는 등 신탁제도를 활용하고 있고 분쟁 이전에 세무·절세와 관련된 컨설팅이 주력"이라고 강조했다.

■개인로펌들도 틈새 시장 선점 나서

개인로펌들의 상황도 유사하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법률 상담 등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개인로펌들은 상대적으로 재산규모가 크지 않은 이들에게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이들은 '신탁제도'의 활용을 추천하면서도 대형로펌으로 가지 못하는 사건들을 담당한다.

'상속대전'의 저자 정인국 변호사는 "절세에 '요술방망이' 전략은 없다"며 "다만 합법적인 정보로 유언대용신탁과 수익자연속신탁 등을 언급하는데, 현행 상속·증여의 세금 부분에서 절세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증여라는 게 100인 100색이다. 의뢰인들의 상황에 맞춰서 어떤 제도를 활용하는 게 좋을지, 몇 번에 나눠서 하는지 등 최대한 맞춤형 계획을 제공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정승인을 한다거나 상속포기를 희망하는 의뢰인도 늘었다. 어느 정도 재산도 있지만 빚도 있기 때문이다.


고윤기 로펌고우 대표변호사는 "최근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관련한 자문이 늘었다"며 "채권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전문가를 만나 미리 준비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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