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4·7보선 네거티브 접고 정책 대결 펼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3 18:00

수정 2021.03.23 18:00

野 후보 단일화,대진표 확정
여야, 반칙없는 경주 벌이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야권 단일 후보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확정됐다. 오 후보는 범여권 단일후보로 나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본선에서 양자대결을 펼친다. /사진=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야권 단일 후보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확정됐다. 오 후보는 범여권 단일후보로 나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본선에서 양자대결을 펼친다. /사진=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후보가 진통 끝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로 23일 결정됐다. 서울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앞서면서다.
25일부터 공식 개막하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의 라인업이 확정된 것이다. 이로써 여야 후보들 간, 심지어 야권 후보들 간에도 난무했던 흑색선전과 같은 진흙탕 싸움 대신에 한 차원 높은 정책 대결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번 선거전은 역대 어느 선거에 비해서도 저열한 수준으로 비쳐졌다. 각 후보 캠프가 오로지 상대 후보의 흠집을 찾아내는 데만 열을 올리면서다. 여당 측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아파트를 겨냥해 "대마도 뷰"라며 '선빵'을 날리자, 야당 측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도쿄 아파트를 조롱하듯 "야스쿠니 신사 뷰"라고 받아치는 식이다. 광역단체장을 뽑는 선거에서 난데없이 친일 프레임 대결을 벌인다면 서울·부산 시민의 수준을 얕잡아 보는 꼴이 아닌가.

물론 후보들의 자질이나 도덕성 검증도 필요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구체적 근거를 대는 문제 제기라야 설득력을 갖는다. 그냥 밑도 끝도 없는 일방적 주장이나 한참 지난 과거사로 새로운 비리라도 찾아낸 양 공세를 펴는 건 전형적 네거티브 정쟁일 뿐이다. 여당이 오 후보 가족의 내곡동 토지보상 및 박 후보의 해운대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등을 "네 죄를 네가 알렷다"는 식으로 제기하고 있는 게 그런 범주다. 현재까지 아무런 물증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야당이 파고드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의 가덕도 인근 토지 투기 의혹도 그런 점에서 매한가지다.

그러는 사이 후보들의 정책을 검증할 기회는 사라지고 있으니 더 큰 문제다. 특히 정책 경쟁을 주도해야 할 여당 측이 서울시 예산으로 시민 1인당 10만원 재난지원금 지급(박영선 후보)이니 하며 인기영합에만 급급한 인상이니 딱한 노릇이다. 야당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등 여권 실정의 반사효과에 기대면서 정책대안 제시엔 매우 소홀했던 느낌이다.


4월 2~3일 실시될 사전투표일까지 불과 1주일 남짓 앞둔 시점이다. 잔여 임기가 1년인 시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마치 세상을 다 바꿀 듯이 덤벼들 일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후보들은 상대의 벨트라인 아래를 가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약으로 페어플레이를 펼치기 바란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