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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경대, 기장에 방사선 의·과학대학 캠퍼스 추진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9 10:05

수정 2021.03.29 10:05

부경대가 기장에 설립할 방사선 의과학대학 캠퍼스 조감도. 사진=부경대학교 제공
부경대가 기장에 설립할 방사선 의과학대학 캠퍼스 조감도. 사진=부경대학교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경대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사선 의·과학시설이 집적된 부산 기장에 의학, 과학, 공학이 융합된 새로운 의과대학과 캠퍼스 설립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동북아 암 치료 허브는 물론 글로벌 정밀 의료산업 중심지의 초석을 다지기로 했다.

29일 부경대(총장 장영수)에 따르면 설립을 추진 중인 의과대학은 임상의사가 아니라 연구중심의 7년제 의사과학자(MD-PhD) 교육기관이다.

미래 첨단 분야인 방사선 의·과학과 연계돼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유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경대는 지난 24일 국내 대학과 국책연구기관의 의료정책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한 '부경대 의과대학 설립 및 운영방안 수립연구' 보고회를 가졌다.

이 따르면 국내외 의학교육 환경과 미래 의료수요 등을 종합한 결과 부경대 의대는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MD)과 3년제 박사과정 의과대학원(PhD)이 결합된 의사과학자 모형의 고급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설립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정원은 외국의 의사과학자 육성 사례와 국내 수요 등을 고려할 때 30명 수준이 적합하며 건립·운영과 관련된 30년간의 총 투입비용은 1조379억원인 반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1조7619억원)과 부가가치 유발(1조3563억 원)을 포함한 3조1183억 원에 이르고 고용창출도 1만4532명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는 한양대 보건의료연구소를 주축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보건의료정책 관련 교수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국내외 의학교육 현황과 의사과학자의 미래 수요 등 최신의 연구·통계자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이어서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 결과 지난 2019년 기준으로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지역은 고령인구 증가율(연 5.5%)과 인구 10만명당 사망(993.8명)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부산은 암(98.4명)과 심장질환(36.1명)으로 인한 사망률이 전국 최고다. 동남권 주민들의 기대수명은 81.9세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가장 높은 수도권(83.2세)과 비교해 1.3세나 차이가 난다.

이와 달리 부산지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93명(전국 2.04명), 의사 연평균 증가율은 2.13%(전국 2.58%)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부산·울산·경남지역 의대 정원은 인구 10만명을 기준으로 현재 의대 신설을 요구하는 전북(12.92명)과 광주·전남(7.52명)보다 훨씬 낮은 5.79명으로 서울·경기지역을 제외하고는 충북(5.56명)에 이어 전국 8개 권역 중 7위로 나타났다.

또 국내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은 암환자가 2016년 기준 29.1%인 반면 미국과 유럽의 방사선 치료비율은 50% 이상이며 비교연도인 2015년 24만 명인 암환자가 2035년에는 37만5000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돼 방사선 임상치료와 기기부문 양쪽에서 전문인력의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립부경대, 기장에 방사선 의·과학대학 캠퍼스 추진


연구진은 이러한 수요에 대비해 암 치료와 관련된 첨단시설이 집적된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의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단지'에 지역의 국립 종합대학인 부경대가 방사선의학·정밀의료에 특화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의사과학자 양성은 1964년 미국에서 시작하여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 도입됐다. 싱가포르는 2000년부터 미국 듀크대학과 공동으로 7년제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경대 의대는 동일 행정구역 내의 동남권원자력의학원(300병상)과 서울의 한국원자력의학원 본원(514병상)을 교육협력병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최소한의 사업비를 투입하고도 경제적 파급효과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 방사선의·과학단지에 건립 중인 의료용 중입자가속기(2606억원), 신형연구로(4389억원) 등 주요 시설이 2023년부터 가동되고 국토부가 추진하는 도심융합특구로 이 일대가 지정될 경우 파급효과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경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치료·진단 중심의 의료가 정밀의료 및 예측의료로 전환되는 세계적인 의료패러다임의 변화를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해 새로운 의대 교육 모형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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