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R 적정성 초기결정…이르면 상반기 'EU 개인정보' 활용
적정성 평가, 역외국 대한 EU의 개인정보보호수준 평가제도 한국, 적정성 결정 못받아 별도 계약서 등 통해 정보 활용 EU 진출 국내기업, 시간·비용 들이고 과징금 부과 부담도 최종 결정시 EU 수집 개인정보 국내로 이전·처리 가능해져 금융기관 등은 제외…EU "금융위, 감독기구로 위상 부족"
[서울=뉴시스] 안채원 기자 = 정부가 30일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적정성 논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초기결정'을 받은 것인데, 2017년 한국과 EU 간 관련 논의가 공식 개시된 후 4년 만이다.
정부는 이르면 상반기 GDPR 적정성 확인에 대한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별도의 계약서 형식을 이용해 EU 개인정보를 국내로 이전해왔던 우리 기업의 유럽 진출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보호위) 윤종인 위원장은 이날 디디에 레인더스 EU 집행위원 사법총국 커미셔너(장관)과 "EU와 한국 간 적정성 논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적정성 평가는 EU가 상대국의 개인정보 보호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다. 상대국이 유럽의 GDPR과 동등한 수준으로 개인정보보호 제도를 운영하는지 확인한다.
평가를 통해 상대국에 대한 적정성 결정이 내려지면, 별도 요건 없이 EU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자국으로 이전·처리가 가능하다.
앞서 적정성 결정을 받지 못한 한국의 주요기업들은 EU 개인정보를 국내로 이전하기 위해 대부분 표준계약조항(SCC)을 활용했다.
SCC는 EU집행위나 회원국 감독기구가 승인한 개인정보보호원칙이나 내부규율, 피해보상 등 조항을 계약서 형식으로 표준화한 것이다.
법률 검토 및 행정절차 등으로 비용·시간이 들고, GDPR 관련 규정 위반시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과징금은 해당 기업의 전세계 매출 4%까지 부과할 수 있다.
보호위에 따르면 LG, SKT, 네이버 등 EU 진출기업의 경우 SCC를 이용한 계약 체결을 위해서는 3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프로젝트별로 1억~2억원의 비용이 든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표준계약절차를 밟는 것 자체가 까다로워 EU 진출을 포기하고 있다.
보호위는 "이번 GDPR 초기결정 완료로 한국 표준계약 등 절차가 면제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비용과 시간, 법적 리스트 부담이 덜어져 EU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또 "2019년 채택된 일본 적정성 결정과 달리 이번 적정성 결정은 공공분야까지 포함됐다"며 "규제협력 등 EU와의 정부간 협력이 강화되고, EU 기업과 한국의 데이커 기업 간 제휴가 가능해 국내 데이터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이번 적정성 결정에서 금융이관 등은 제외됐다. 보호위가 감독하는 영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금융기관 등은 기존과 같이 표준계약을 이용해야 한다.
윤종인 위원장은 전날 출입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신용정보법상 금융위원회가 개인 신용정보 조회를 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금융정책, 산업진흥을 담당하고 있어 금융시장 감독기구로서 위상이 다소 부족하다고 봤다"며 "금융위원회도 논의에 참여해 그 과정은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적정성 평가의 최종 결정은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보호위는 밝혔다.
초기결정 이후에도 EU회원국 개인정보위원장 협의체(EDPB) 의견을 수렴·반영하고 EU집행위원 전원회의에서 이를 의결하는 등의 내부 후속 절차를 거쳐야한다.
초기결정 이후 최종 결정까지는 통상 6개월이 걸리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이 기간이 2~3개월 내로 단축될 수 있다는 것이 EU집행위의 입장이라고 보호위는 전했다. 한국의 경우 적정성 논의가 오랜 기간이 걸린 만큼 법제분석이 잘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윤종인 위원장은 "이번 적정성 결정으로 인해 한국이 글로벌 선진국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국가로서의 위상이 제고되고, 이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국기업들이 데이터 경제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됐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와 EU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적정성 논의를 공식 개시했다. 개인정보 감독기구의 독립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고, 개인정보보호법 미개정 등을 이유로 협의가 두 차례 중단됐다가 2019년 3월부터 행정안전부 주도로 논의가 재추진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개정되면서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이었던 보호위가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 독립감독기구로 확대·출범하면서 적정성 결정 논의를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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