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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시평]우리 꼭 투표합시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30 18:00

수정 2021.03.30 18:00

[fn시평]우리 꼭 투표합시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공석이 된 시장 보궐선거가 이제 10일도 채 안 남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어 도시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선거 관련 고소·고발사건이 난무하고, 모든 뉴스가 선거 내용으로 도배돼 있으니 선거가 일상의 이슈들을 삼켜버린 것 같다. 이번 보궐선거에 드는 비용이 무려 824여억원에 달하는 것을 아직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예산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여야 진영논리로 인한 갈등에서 오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거기에다 이번 선거에는 선거 비용문제를 꺼내기도 무색한,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가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준다. 선거를 통해 사회가 발전했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다. 지자체장 선거만 해도 그렇다. 1995년 지자체장 선거제도 부활 이후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든 민선 시장들은 관선 시장들보다 분명한 자신의 시정철학을 보여주며 그 나름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일부 문제점도 나타났다. 서울시 행정은 시민 삶을 돌보는 생활행정인데 시정을 지나치게 정치화하면서 내 편 네 편을 갈라놓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과도하게 자기편만 챙기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서울이 네 것이냐'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과연 우리는 시장에게 무엇을 기대할까. 역사에 남는 거창하고 위대한 성과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정치철학만 앞세우는 시장보다는 시민의 삶을 보살피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시장이 좋다. 최근 서울 시민의 최고 관심사는 부동산이다. 아마 전 국민의 관심사일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아파트 가격과 세금이 너무 올랐다. 청년세대 등 무주택자는 주택 구입이 더 요원해졌고, 기주택자는 세금폭탄으로 아우성이다. 지금은 금년도 공동주택 공시지가가 결정돼 주민들이 이의 신청하는 기간이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승강기에 최근 공시지가 인상에 관한 벽보가 붙었다. 공시지가가 전년도에 비해 63.5%가 올랐다는 내용이었다. 주택가격 인상률보다 세금 인상률이 더 높으니 주민들이 공시지가 인상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을 바꾸고 싶으면 투표를 해야 한다. 투표는 의사를 표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이유도 선거를 통해 내 의사를 정치에 반영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투표는 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쟁취한 권리다. 그러나 우리는 때때로 이렇게 소중한 나의 권리를 잊어버린다.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나 말고도 투표할 사람 많으니 내가 안 해도 대세에 지장 없을거야'라고 생각하면 투표하기가 귀찮아지기도 한다. 후보 간의 '아니면 말고' 식의 상대 헐뜯기도 투표장에 가기 싫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번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얼마나 될까. 작년에 실시한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율은 51%대였다.

돌이켜보면 우리 국민들은 선거 때마다 표로 정치의 방향을 결정하는 현명한 선택을 했다. 후보의 공약이나 나의 관심사에 따라 결정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공약이 상당 부분 비슷해 모든 후보들이 부동산 규제완화를 내걸고 있다. 선심성 돈 나눠주기 식 공약도 그렇다. 내 한 표가 향후 서울 또는 부산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생각하고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이번 선거가 끝나고 일 년 후에 우리는 또 투표를 한다. 시즌 2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지만 이번 선거에도 지역과 국가를 위한 일꾼이 당선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꼭 투표장에 나가시기를 기대한다.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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