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이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건 8년 만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기업인을 격려한 건 만시지탄이나 반가운 일이다. 요즘 기업은 당최 신이 안 난다. 코로나19에다 정부·여당 주도로 기업규제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규제법안들이 뭉텅이로 처리됐다. 게다가 재해사고 시 사업주 등에게 최대 10년6개월까지 징역형 선고를 내릴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양형기준이 7월부터 시행된다. 중대재해처벌법도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기업인들은 까딱하면 범죄자가 될 판이다.
정부의 반기업정서는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일 한·미·중·일 글로벌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총 14개사다. 전년보다 2개사 줄었다. 특히 14개사 중 전년보다 순위가 떨어진 기업이 10개사에 달했다. 한국 기업 매출도 2019년 9094억달러에서 지난해 8004억달러로 12.0% 감소했다. 규제가 만든 성적표다.
2월 국내 생산지표 호조 속에 3월 수출도 전년비 16.6%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았다. 하지만 이는 기저효과 덕이 크다. 지난해 경제가 워낙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진짜 경제가 살아나려면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기업 장사가 잘돼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을 옥죄는 덩어리규제부터 없애야 한다. 문 대통령의 이날 약속이 립서비스에 그치기 않길 바란다. 100마디 말보다 단 한 개라도 덩어리 규제를 푸는 진정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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