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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與 져도 더럽게 졌고, 野 오세훈 대신 막대기 세웠다면 더 큰 승리"

뉴스1

입력 2021.04.08 14:43

수정 2021.04.08 14:43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8일,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것은 '2030세대와 중도층'이 영원히 자신들의 편이라고 착각해 오만방자하게 굴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깨끗한 선거대신 네거티브에 집중 "패해도 더렇게 패했다"고 아프게 꼬집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오세훈 대신에 막대기를 출마시켰다면 아마 표차는 더 컸을 것"이라며 아직 인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 與, '2030' '중도층' 무시·비판을 공격으로 치부…김어준이 선거본부 노릇

진 전 교수는 이날 신동아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그동안 민주당은 '중도층'을 아예 없는 존재로 치고 오직 강성 지지층에 의존해 정치를 해왔다"며 "그동안 진보진영의 여러 사람이 그 문제를 지적했지만 그들은 애정 어린 '비판'을 정치적 '공격'으로만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오류는 교정되지 않은 채 누적되고, 그러다가 구제불능의 상태에 빠져버렸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그들에 대한 나의 마지막 충고는 '원칙 있는 패배를 받아들이라'는 것으로 이길 수 없다면 표차라도 줄여야 하고 그러려면 과오를 겸허히 인정하고 죄값을 치르는 마음으로 되도록 깨끗한 선거전을 벌였어야 했다"면서 "그런데 끝까지 이겨보겠다고 사상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를 시도, 패해도 참 더럽게 패했다"고 맹미난했다.


더불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사실상 선거대책본부 노릇을 했으니 한심한 일이다"며 "그런 공작과 조작으로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돌려놓을 수 있다고 믿다니, 얼마나 오만하게 미련하고, 방자하게 멍청한가"라며 민주당이 이처럼 오만했다고 강조했다.

◇ 오세훈· 이준석 콘텐츠와 인식은 과거형…대선 이기려면 반성, 변신, 콘텐츠 보강해야

진 전 교수는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는 메모지가 바람에 떠밀려 벽에 간신히 붙어 있는 것에 가까워 바람이 멈추면 메모지는 벽에서 떨어진다"며 "그런데도 한번 이겼다고 기고만장하게 굴면, 민주당은 보란 듯이 다시 회생할 것"이라고 주의를 줬다.

또 "이번 선거가 민주당의 문제만 드러낸 것은 아니라 국민의힘이 아직 충분히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도 보여줬다"며 "오세훈은 대통령을 '치매환자'라 불러놓고 '대통령에게 그 정도 얘기도 못하느냐'고 따지는 등 그 표현 자체가 장애인 차별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다"고 개탄했다.

더불어 "2030 유세단으로 큰 공을 세운 이준석도 마찬가지로 '여성단체의 질의서에 답변을 거부했다'고 자랑했다"며 "성추행 사건으로 벌어진 선거에서 20대 여성에게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적은 표를 받았다는 것은, 적어도 여성문제에 관한 한 국민의힘이 구제불능이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사실을 모른다"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이 오만방자했기에 '막대기'를 출마시켜도 대승을 거줬을 것이지만 "대선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의 경우 유권자들은 그저 과거를 심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는다"며 "겨우 4연패의 고리를 끊은 국민의힘에게 승리 공식은 분명하다"며 정답을 슬쩍 보여줬다.


그 답은 Δ 과거의 오류를 철저히 반성하고 Δ 당 체질을 과감히 바꾸고 Δ 무엇보다 낙후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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