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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코로나 백신, 정말 맞아도 되나요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4 18:27

수정 2021.04.14 18:27

[테헤란로] 코로나 백신, 정말 맞아도 되나요
"(코로나19) 백신을 맞으실 건가요?" 요즘 기자가 만나는 이들에게 하는 질문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다수는 "맞아야죠"라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맞아야 할까요? 정말 부작용이 없는 걸까요? 고민이 되네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코로나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백신 접종 시작 전보다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백신 접종 기피현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백신을 맞으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비단 코로나 백신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논란이 많았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은 물론 모든 백신은 이상반응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유독 코로나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 백신 접종 후 꾸준히 발생하는 이상반응 때문일까. 유럽에서 발생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 생성 부작용 때문일까.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치적 논리 때문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정부 대처에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 백신 접종을 시작할 때 정부는 11월 집단면역이 되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다.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이상반응 우려, 유럽에서 제기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큰 문제가 없고 유럽의약품청(EMA)에서 분석하고 있으니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정부는 갑자기 지난 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전에 정부가 말했던 EMA의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스스로 앞서 했던 말을 번복한 셈이다. 물론 EMA 결과와 전문가 논의 결과 접종이 재개됐지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의 갈팡질팡한 모습에 '진짜 백신에 문제가 없는걸까'라는 의구심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백신 불안감은 더 커진 상황인데 말이다. 국민이 느끼는 '백신 부작용'과 정부가 느끼는 '백신 부작용'에 괴리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백신 공급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부는 계획에 '전혀 문제없다'는 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것과 달리 백신 공급이 일부 지연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물론 '우려된다, 위험성이 있다'는 말이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크고 정보가 많은 지금, '문제없다, 계획대로 되고 있다'는 말로 안심이 될까. 오히려 정말 문제가 없는 상황임에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정확한 상황 설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도 1년 하고 3개월 가까이 지났다. 지금까지 정부의 방역 노력은 칭찬받을 만하다. 어찌보면 백신 접종은 정부 방역의 최종 관문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백신에 대한 국민불안 해소는 가장 큰 숙제다.

정부 말대로 11월 집단면역 달성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이 말대로 '코로나가 없어져 동물원도 가고, 바다도 보러 갈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한다. hsk@fnnews.com 홍석근 산업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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