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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 내수’ 선순환 고리 끊겨… "격차 해소 코로나에 달렸다" [경기회복, 문제는 내수]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1 18:18

수정 2021.04.21 18:22

이달 20일까지 수출 45.4% 증가
중기 1분기 수출도 역대 최고치
수출 성장 견인에 내수 회복 조짐
코로나 4차 확산·백신 차질 ‘악재’
회복세 발목… 격차 더 벌어질수도
‘수출 → 내수’ 선순환 고리 끊겨…
우리나라 수출과 내수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 들어 우리나라 수출이 쾌속질주하면서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내수 경기도 회복 조짐이 보이지만 수출 성장세에 비하면 더딘 편이다. 수출 성장의 온기가 내수시장을 녹이는 선순환 고리가 끊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4차 코로나 유행이 본격화되고 백신 보급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경우 내수 회복의 발목을 잡아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4월 수출 전년比 45.4%↑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09억9000만달러로 작년동기 대비 45.4% 증가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5.5일로 작년보다 1일이 많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기준으로 수출액은 36.0%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지난해 4월 1~20일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6.9% 급감했다.

다만 이달 20일까지 수출을 2019년과 비교하면 조업일수가 이틀이나 적지만 수출금액은 4.2% 증가해 기저효과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비단 4월뿐 아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달 기준 수출액은 작년 12월 12.4%, 올해 1월 11.4%, 2월 9.5% 증가한 데 이어 3월엔 증가율이 16.6%로 커졌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수출도 활황을 띠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4분기(1~3월) 중소기업 수출은 27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1% 증가해 5개월 연속 늘었다. 이는 역대 1·4분기 수출 중 최고치다. 진단키트와 반도체, 반도체장비의 수출 증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과 한류의 영향으로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e커머스) 매출로 집계되는 온라인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08.2%나 증가했다.

다만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이 발달한 국가와 한류 관련 소비재 수출에 편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1·4분기 중소기업의 온라인수출은 일본의 비중이 62.9%, 중국이 14.7%, 미국이 10.7%, 싱가포르·대만이 각각 2.7%·1.4%로 나타났고 품목별로는 화장품과 의류의 비중이 각각 44.7%, 20.4%를 차지했다.

■고개 드는 내수, 코로나가 찬물

최근 고개를 들던 내수 회복 가능성도 기로에 섰다. 4차 코로나 대유행이 임박했다는 우려에다 백신 접종 일정이 내수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당장 이날에도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전날 대비 731명 늘어나면서 하루 신규확진자 수가 일주일 만에 다시 700명대로 급증해 코로나 대유행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8월에도 기재부는 내수와 관련해 '지표 개선 흐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당장 8월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내수 경기에 찬물을 부었다. 이 탓에 정부도 "내수가 회복 흐름으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과도한 낙관적인 해석은 경계하고 있다.

백신 보급 차질도 내수 성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어지면서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선진국 경기 호조로 수출기업의 이익은 늘고 있지만 자영업자 등 내수 경기는 여전히 폐업 위기에 처해 있어 K자형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

백신 접종률 차이는 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의 경제성장을 이끌 국가로 미국을 지목했다.

IMF는 지난 6일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4%로 지난 1월 전망치(5.1%)보다 1.3%포인트 올렸다. 세계 2위 백신 접종국인 영국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5.3%에 달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3.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타격이 큰 유로존(4.4%)과 신흥개도국(6.7%)보다도 낮았다.
수출 성장에서 거둬들인 경제성장률 상승세가 내수 침체 영향으로 주춤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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