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코로나 아비규환' 인도 돕는 전세계… 싸우던 중국도 나섰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6 17:05

수정 2021.04.26 17:05

美, 안쓰고 쌓아둔 AZ백신 공급
EU "의약품 지원 준비 끝마쳐"
국경 갈등으로 무력충돌 빚었던
中, 산소호흡기 기증 의사 밝혀
인도發 항공기 입국 제한은 확산
26일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35만2991명으로 6일 연속 세계 최고 기록을 넘겼다. 이날 하루 사망자 수도 2812명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인도 잠무 지역에서 희생자 시신이 화장되는 가운데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AP뉴시스
26일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35만2991명으로 6일 연속 세계 최고 기록을 넘겼다. 이날 하루 사망자 수도 2812명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인도 잠무 지역에서 희생자 시신이 화장되는 가운데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AP뉴시스
전세계가 코로나19의 폭발적 재확산으로 아비규환에 빠진 인도에 대한 지원과 함께 봉쇄를 병행하고 있다. 인도는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속에 하루 확진자가 지난해 글로벌 팬데믹 시작 이후 최근 잇따라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감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2~24일 사흘 동안에만 확진자가 약 100만명 발생했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지난해 군사 충돌까지 벌였던 중국까지 인도에 필요한 물품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에밀리 혼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인도를 상대로 백신 원료와 코로나 진단 키트, 개인보호구(PPE) 등 주요 원재료, 물품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코비실드' 생산을 위한 원재료를 지원하고, 최전선 의료 노동자 보호를 위한 치료제, 키트, PPE, 또 부족 사태를 빚는 산소 농축기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경분쟁한 중국도 지원나서

백악관이 백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재 미국이 확보는 해놓고 있지만 접종 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인도로 보내야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도 ABC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군 수송기를 동원해 인도에 산소 호흡기와 함께 AZ 백신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히 고려해야 할일"이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서 "EU가 도울 준비가 돼있다"며 "'EU 시민 보호 메커니즘'을 통한 지원 요청에 신속 대응하려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U 시민 보호 메커니즘은 EU 회원국 등이 세계 각국이 맞은 재난에 대응하고 시민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협력 프로그램이다. EU 집행위는 인도에서 크게 부족한 산소 발생기와 의약품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인도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대신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화상 회담을 갖기로 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인공 호흡 장치를 비롯한 산소 발생기 등 의료 기기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트위터에서 "팬데믹과의 싸움은 우리 공동의 싸움이다"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원 작전을 급히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프랑스가 산소 발생기를 인도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국영투자기업 테마섹은 인도 현지로 산소호흡기를 비롯한 의료 장비를 긴급 공수했다고 채널뉴스아시아 방송이 보도했다.

지난해 인도와 국경에서 군사적 충돌을 했던 중국도 의료용 산소발생기 1000대를 기증할 것이라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인도발 항공편 입국 제한 확산

이같은 인도에 대한 지원과 동시에 인도발 항공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는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쿠웨이트, 프랑스가 금지한데 이어 이란과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제한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인도의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삼성전자 인도법인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도 인도 주재원 가족 철수를 권고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주재원 가족의 임시 귀국 관련 왕복 항공권, 자가격리 비용 등을 지원하겠다며 강제 귀국은 아니지만 비용 지원을 통한 사실상 철수를 권고했다. 인도 내 삼성전자 주재원은 약 100명, 가족 수는 200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의 병원들이 병상과 산소 부족에 직면하고 있어 일부 환자들은 병원 출입까지 제지 당했다. 인도는 불과 수주전만해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였으나 B.1.617로 불리는 변이 코로나가 등장하면서 지난 15일부터 하루 평균 20만건 이상이 발생해왔다.


전문가들은 정확하게 인도의 코로나 재확산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달 30일 선거를 앞두고 곳곳에서 열린 유세에 인파가 몰린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각종 종교 행사에 공공 장소 재개방,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록다운 완화에 인도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등장했다.


25일 인도 정부에 의해 확인된 이 변이 코로나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바이러스가 다시 변이된 것으로 추정되며 사람간 전파력이 60%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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