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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로빈훗, 투자자들 도박 본능만 부추겨"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2 07:27

수정 2021.05.02 07:27

[파이낸셜뉴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9년 5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뉴스1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9년 5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뉴스1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온라인 무료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훗을 강하게 비판했다. 투자자들의 도박 본능만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CNBC에 따르면 버핏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버크셔 연례주주총회에서 밀레니엄 세대가 열광하는 로빈훗은 투기를 부추겼고, 주식 시장을 마치 카지노처럼 바꿔버렸다고 비판했다.

로빈훗은 기존 증권사들과 달리 수수료 없이 가입자들이 무료로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으로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청년층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JMP증권에 따르면 로빈훗 사용자 수는 지난해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들어서도 2월까지 두 달 동안 약 600만명이 새로 가입했다.

버핏은 "미 기업들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돈을 맡기고 보관할 수 있는 경이로운 장소로 탈바꿈 했다"면서도 "그러나 그 자체로 엄청난 도박판의 칩이 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빈훗이 '거래 수수료 무료'를 내세워 생전 처음 투자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하루에도 30번, 40번, 50번씩 거래하도록 부추겼다면서 반대급부로 로빈훗 플랫폼은 개미투자자들의 거래를 묶어 증권사에 보내 돈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로빈훗은 '투자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좋은 평가 뒤에 주식시장을 투기판으로 만들었다는 비판 역시 받고 있다.

특히 연초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정보를 교환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레딧에서 기관투자가들이 공매도하는 주식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며 이들 주식 가격을 급등으로 몰고가는데 로빈훗이 큰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전통적인 '벽돌주'인 게임기 체인 게임스톱 주가가 '공매도 압박' 속에 폭등한 것이 대표적이다.

버핏은 자신이 좋아하는 애플 주식에도 이같은 공매도 활동이 연관됐다는 것을 알고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 공매도와 연관된 주식 거래 상당수가 로빈훗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불법적인 것도, 부도덕한 것도 아니지만 이를 통해 건전한 사회가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도 로빈훗을 통한 도박에 가까운 주식 투자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서 버핏처럼 비판론에 합류했다.


한편 멍거 부회장은 비트코인이 점점 주류로 편입되고는 있지만 비트코인은 "혐오스러운 것으로 문명의 이익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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