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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백신 보릿고개… 답답할 노릇이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3 18:00

수정 2021.05.03 18:00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화상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화상
화이자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AZ) 등 코로나19 백신의 5월 수급 및 접종 일정에 비상등이 켜졌다. 4월에 이어 또 한 번의 '백신 보릿고개'가 닥친 것이다. 4월 말까지 300만명, 상반기 1200만명 접종목표 이행을 자신하면서 11월 집단면역 달성도 앞당길 수 있다던 정부의 발표가 흰소리로 바뀌는 분위기다.

3일 정부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지금까지 211만7000회분이 도입돼 2일 0시 기준 31만5133회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6만5865명이 1차 접종, 23만6002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남아있는 재고로는 추가 접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국 접종센터 중 상당수가 1차 접종 예약을 받지 않거나 예약인원을 최소화하고 있다.

AZ 백신 수급도 매한가지다. 지금까지 국내에 공급된 AZ 백신은 200만6000회분이다. 2일 0시 기준 182만9239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현재 34만5000회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루 10만명가량이 백신을 맞는다고 치면 사흘이면 소진되는 분량이다. 이달 중순에야 추가 물량이 도착하므로 일시 접종중단이 예견된다.

정부는 앞서 여러 차례 브리핑을 통해 AZ 및 화이자 백신의 잔여량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은 채 6월까지 1200만명 접종목표 달성이 가능하므로 접종속도가 관건이라고 호언해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백신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화해 백신 수급과 접종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를 믿고 백신 수급 및 접종 불안을 둘러싼 우려를 거둬달라는 주문이었다.

불확실한 백신 수급을 고려하지 않고 속도전에 올인한 결과다. 6월에 접종을 시작하려던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직원 등의 접종일정을 5월로 앞당겼다.
AZ 백신 2차 접종이 닥치면서 백신일정이 어긋났다. AZ 백신 2차 비축분을 1차 접종에 당겨 쓰는 '백신 돌려막기'가 역할을 했다.
이제라도 5~6월 900만명에 대한 변경된 접종계획과 추가 도입일정을 국민에게 속시원하게 밝혀 백신 답답증을 풀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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