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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백신 특허 유예

[fn스트리트] 백신 특허 유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yes)"라고 답했다.사진은 지난 4월21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연설을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코로나19 백신 관련 지식재산권 면제로 전 세계적인 백신가뭄을 끝낼 수 있을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yes)"라고 답했다.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한 기념비적인 길은 열렸지만, WTO의 '트립스합의'(무역관련지식재산권 합의)를 포기하기까지 갈 길은 첩첩산중이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도 이날 영국 런던에서 "알맞은 가격의 코로나19 백신, 치료법, 진단법, 구성성분 제조 확대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업계와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제약회사의 지식재산권 면제를 촉구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백신 독점에 따른 백신 불평등이 문제를 이슈화했다. 제약사들에 자금과 원천기술을 지원한 몇몇 나라가 백신을 '싹쓸이'한 때문이다. 미국의 1차 접종률은 50%를 넘은 반면 아시아 지역 접종률은 4%대, 아프리카 지역은 1%에 못 미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백신 제조사에 21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화이자는 재정지원을 거부했지만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직간접 지원을 받았다. 자본과 기술을 투입한 만큼 백신우선권을 보장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백신부국이 집단면역을 형성해도 백신빈국에서 발생한 변이바이러스에 의해 감염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는 점이다.

백신특허를 푼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백신 제조에는 특허와 함께 설비법, 원료물질 확보 등이 동반돼야 한다. 백신 기술을 이전받는 데 6개월 정도 소요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안전성을 이유로 특허권 면제에 반대했다. 그는 "사람들이 백신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안전성"이라고 말했다.


복제백신을 만들기보다 오리지널 백신을 더 신속하게 많이 생산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게 제약사들의 방어논리다. 또 특허라는 보호막이 사라지면 변이 바이러스용 대응 백신 개발의 동력도 떨어진다고 강조한다. 인류공영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