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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자, 돈 다 날릴 각오해야" 영국은행 총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8 08:25

수정 2021.05.08 08:25

[파이낸셜뉴스]
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BOE) 총재가 6일(현지시간)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돈을 다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3월 11일 런던에서 기자회견 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BOE) 총재가 6일(현지시간)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돈을 다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3월 11일 런던에서 기자회견 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언젠가 그들이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영국은행(BOE) 총재가 경고했다.

7일(이하 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다"면서 투자자들은 투자원금을 모두 까먹을 것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는 올들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도지코인은 지난해 11월 이후 반년간 상승폭이 2만6000%를 넘었다.


일부에서는 폭등세 속에 2017년 2만달러를 눈앞에 두고 꺾인 뒤 1년만에 3122달러까지 추락했던 적이 있는 비트코인 폭락세가 되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하고 있다.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일리 총재는 암호화폐 가격 상승세에 관한 질문을 받고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다"면서 "그렇다고 사람들이 여기에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사람들은 외재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일리는 "그러나 암호화폐는 (본질적으로 품고 있는) 내재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쓸모가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점을 다시 아주 직설적으로 말하고자 한다"면서 "(투자한) 돈을 모두 잃을 준비가 돼 있을 때에만 (암호화폐를) 사들여라"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금융청(FCA)도 1월에 비슷한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FCA는 "암호자산에 투자하는 것, 또는 이와 연관된 곳에 투자하고 돈을 빌려주는 것은 일반적으로 매우 높은 위험을 수반한다"면서 "소비자들이 이런 종류의 상품에 투자할 경우 모든 돈을 잃을 것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FCA 청장을 지낸 베일리는 암호화폐에 오랫동안 부정적이었다. 비트코인이 2만달러에 육박하며 오르던 2017년에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러면 모든 돈을 날릴 각오를 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올들어서만 90% 넘게 올랐다.

기관투자가들을 비롯해 주류 금융사들까지 이 판에 뛰어들었고, 테슬라 같은 업체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이를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등 비트코인이 주류에 빠르게 편입되면서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연초 비트코인을 15억달러어치 사들였다고 밝혔지만 최근 보유 비트코인 평가액이 25억달러에 육박한다며 대규모 평가차익을 공개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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