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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긴 터널 지나는 중… 전사적 경영위기 극복 사활" [데스크가 만난 사람]

손병석 코레일 사장
코로나로 작년 1조1000억 적자
국민 이동성 보장, 정부 지원 절실
12개 지역본부 중 3분의 1 통폐합
현장조직 개편… 인력·재무 혁신
선제적 방역, 해외 우수사례 소개
'한국철도형 데이터댐' 사업 추진
용산정비창 '비즈니스 허브' 개발

"코로나 긴 터널 지나는 중… 전사적 경영위기 극복 사활" [데스크가 만난 사람]
손병석 한국철도 사장이 최근 대전 중안로 한국철도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공사의 주요 사업 현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철도 제공

손병석 한국철도(코레일) 사장의 집무실 한쪽 벽은 '한눈에 보는 실시간 한국철도'라는 글자가 적힌 대형 스크린이 자리잡고 있다. 스크린에는 전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철도 현황과 수송량, 사고.장애, 실시간 VOC(고객의소리), 영업손익 등 주요 경영정보가 실시간으로 보여진다. 손 사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이 바로 이 MIS(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구축이다. 그는 최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스템을 통해 경영 핵심데이터를 모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적재적소 필요한 결정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하루 24시간 움직이는 국내 철도의 운행 전반을 담당하는 한국철도 수장으로서의 지난 2년을 그는 '노심초사'와 '다사다난' 두 단어로 정의 내렸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 2019년 3월 코레일 사장직을 맡은 후 주 6일을 대전 본사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코레일은 지난해 코로나19로 1조원 넘는 적자를 내는 등 유례없는 경영위기를 맞았다. 지역본부 통폐합, 비용절감 등 자구노력에도 올해 역시 경영난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손 사장은 "내년 하반기께 철도 운영 정상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철도의 공공성을 고려해 한국철도가 당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기대되고 있는 용산정비창 개발이 현재 한국철도의 경영위기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봤다.

대담 = 최갑천 건설부동산부장

―취임 2년가량이 지났다. 그동안 사장으로서 소회가 있다면.

▲말 그대로 '다사다난'하고, 하루하루 '노심초사'했던 시간이었다. 안전을 다잡겠다는 생각으로 취임 첫날을 KTX차량기지에서 시작한 이후 전국 현장을 돌며 안전에 대한 문화와 패러다임을 바꾸려 노력해왔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로 1년 넘게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동이 줄면서 지난해 철도 이용객이 급감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내외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느낌이다. 코로나 여파로 지역 간 이동이 줄어들고,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철도 이용객도 대폭 감소해 지난해 한국철도의 운송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감소했고 매출이 1조3000억원가량 줄었다.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경영개선추진단TF를 구성했다. 12개 지역본부 중 3분의 1을 통폐합하고 현장조직을 개편해 인력운영과 조직쇄신, 재무구조 혁신 등으로 전사적 경영개선을 추진했다. 그럼에도 방역에 대한 투자는 줄일 수 없는 부분이어서 경영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예년 수준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민의 이동성 보장 측면에서 정부와 지원책 등을 협의 중이다.

―현재 한국철도에 필요한 지원책은.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내부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줄일 수 있는 비용은 2000억원에 불과했고, 지난해 영업손실이 1조1000억원에 달했다. 한국철도 경영난은 국민의 이동성 보장 측면에서 정부와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는 항공과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에는 금융지원, 재산세 감면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졌고 여행업과 관광업 등에 대한 특별지원도 1년 더 연장된 것을 감안해 철도분야에도 적절한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 올해 상반기 재무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안전 및 미래 투자에 지장을 받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우려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도 협의 중이다.

―한국철도의 코로나19 방역이 해외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월 20일부터 비상방역대책본부 가동을 시작해 빈틈없는 방역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역은 하루 2회 이상, KTX는 4.5회, 전철은 운행 끝날 때마다 즉시 소독을 하고, 열차 내 자판기에서 마스크를 판매하고 역사 내 손소독기와 손소독제 비치 등 승객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정부 및 방역당국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며 거리두기에 따른 단계별 대책보다 더욱 강화된 적극적 방역조치를 시행해오고 있다.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창가 좌석만 발매하고 입석 운영은 중단했으며, 명절 때는 비대면 예매를 도입하는 등 선제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지자체 협업을 통해 전국 주요 역에 열화상카메라를 운영했다. 특히 무증상 해외입국자를 위한 KTX 전용칸을 별도로 마련해 약 16만명을 인천공항에서 지방까지 격리 수송하고, 의료진 무료수송 등 감염병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불철주야 방역 현장에서 묵묵히 애쓴 직원들의 땀의 결실로, 직원들에게 항상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한국철도형 뉴딜' 추진 의지를 내비치셨는데, 구체적 계획은.

▲철도는 한국판 뉴딜의 축인 '디지털'과 '그린' '지역균형'을 모두 아우르는 한국판 뉴딜의 종합판이다. 첨단기술의 집합체이자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지역과 지역을 이어 국가 균형발전에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철도는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발맞춰 코로나 극복과 미래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한국철도형 뉴딜' 계획을 지난해 9월 수립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승차권 예매와 교통안내, 물류 등 방대한 철도관련 정보를 빅데이터화해 민간에 개방하는 '한국철도형 데이터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천안아산역 인근에 374억원을 들여 철도 정보의 종합 컨트롤타워인 '철도전산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역과 차량기지, 주차장 등 철도 인프라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사업 등 친환경 교통의 특성을 살린 그린 뉴딜 사업 개발에도 힘쓰고 있으며, 역세권 개발과 도시재생 등 지역균형 뉴딜 관련해서는 철도 네트워크의 강점을 살려 추진하고 있다.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 진행 상황은.

▲서울시와 2019년 개발방향 지침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공기관 예비타당조사를 통과해 사업추진의 타당성을 확보한 상태다. 서울시와 용산정비창 부지를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미래형 신생활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국제업무지구 조성을 통해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은 물론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 강화, 공사 재무구조 개선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으로 정부와 서울시, 한국철도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특히 해당 사업은 한국철도의 재무적 어려움을 타개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 때문에 복합개발이라는 큰 틀에서 조기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철도업계에서도 최근 저탄소·친환경 경영 트렌드가 이슈다. 저탄소·친환경 열차 운영에 대한 현 상황과 미래 비전은.

▲철도는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가치있는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철도의 친환경성은 '탄소중립'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올해 1월 중앙선(청량리∼안동)에 운행하기 시작한 저탄소·친환경 고속열차 KTX-이음이 한국철도 탄소중립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KTX-이음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승용차의 6분의 1 수준인 전기철도차량으로, 2029년까지 전략물자 일부를 제외한 모든 디젤기관차를 전기철도차량으로 교체하고 중부내륙선, 경전선, 서해선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3월에는 국토부, 서울시와 함께 '솔라 레일로드 그린뉴딜 협력사업'을 체결하고 서울역과 제진역, KTX 고양차량기지 등 전국 13곳의 철도 유휴부지 37만㎡에 내년까지 25㎿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기도 했다. 앞으로 전국의 철도 인프라가 '태양광 발전소'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선로나 방음벽 등 새로운 유휴부지를 발굴해 2030년까지 일반 화력발전소 1개와 맞먹는 수준인 456㎿의 발전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또 한국철도는 전기철도차량 구매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투자를 위해 약 3000억원의 녹색채권을 포함해 올해 총 1조원 규모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철도시장 한계론도 제기된다. 해외 신사업 진출계획은.

▲올해 240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세계 철도시장에서 설계와 건설, 운영과 금융조달까지 아우르는 민관 협력 방식으로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철도는 고속철도 운영 등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팀 코리아'의 중심축으로서 공동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국가철도공단, 철도기술연구원 등 관련 기관과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페루 리마 메트로 3·4호선 PMO(사업 전반에 대한 발주처 대행업무) 사업에 입찰 참여 중이다. 또한 필리핀 마닐라 메트로 7호선 건설 및 운영 기술자문과 탄자니아 중앙선 철 도건설 기술자문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취임 당시 계획했던 주요 사업과 남은 임기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한국철도의 안전에 대한 투자는 '아낌없고 흔들림 없는 집중 투자'라는 방침을 취임 후 줄곧 강조했다. '안전하지 않으면 운행하지 않는다.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경영방침을 중심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하는 철도를 만들기 위해 '안전 최우선 경영'을 추진해왔다. 안전 향상은 관리체계의 강화와 의식개혁은 물론 반드시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 이에 취임 후 2023년까지 8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중장기계획을 수립했고, 지난 2년간 2조8000억원을 투입해 노후차량 교체와 역사·터널·교량·전기설비 등 시설물 개량을 추진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최근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철도사고는 50% 줄었고, 고객의 불편을 야기하는 운행장애도 26% 감소했다. 산업재해 역시 16% 줄었다.
올해 코로나 사태로 경영 전반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지만 안전투자만큼은 올해도 1조8000억원 규모로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다. 특히 지난달엔 차량 고장의 근본적 원인 해결을 위한 '차량 정비역량 강화 종합대책'을 마련,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계획도 세웠다. 올해를 기점으로 차량정비가 선진화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싶다.

■ 손병석 사장 약력
△기술고시 22회 △1987년 공직 입문 △건설교통부 복합도시기획팀장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 시설본부장 △국토해양부 국토정책국장 △국토교통부 철도국 국장 △국토부 1차관 △한국철도 사장(현)

정리=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