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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니" 카톡 1건에 13만원… 94억 챙긴 국립대 교직원들

옷 바꿔입고 사진 찍어 횟수 조작 등
12개 국공립대 표본조사 10곳 적발
年 집행 학생지도비 1100억 달해
38개 국립대 전체 특별감사 실시
"잘 있니" 카톡 1건에 13만원… 94억 챙긴 국립대 교직원들
김기선 국민권익위원회 심사보호국장이 1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일부 국공립대 교직원의 학생지도 활동비 실태조사 결과를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1. A대학 교직원 B씨는 카카오톡으로 학생에게 코로나19 관련 건강 안부를 묻고, 메시지 1건당 학생 지도비 13만 원의 수당을 수급했다. B씨가 이런 방법으로 받은 수당만 370만 원에 이른다

#2. C대학은 교직원들이 학생 지도가 이뤄진 날 옷을 바꿔 입어가며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수차례 학생 지도가 이뤄진 것처럼 부풀려 허위 증빙 사진을 첨부했고, 모두 12억 원을 부당 수급했다.

국립대 교직원이 교내 학생상담과 안전지도를 허위로 하면서 '학생 지도비'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 10곳의 국립대에서 94억원이 부당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이르면 8월까지 국내 38개 국립대학을 대상으로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 운영실태 특별감사를 진행한다.

■국공립대학, 학생지도비 부풀려 집행

11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전국 주요 12개 국공립대(부산대·부경대·경북대·충남대·충북대·전북대·제주대·공주대·순천대·한국교원대·방송통신대, 서울시립대)를 표본으로 선정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개 국립대에서 허위 또는 부풀린 실적을 등록하거나 지침을 위반하는 등의 방법으로 학생지도비 94억 원을 부당 집행한 사실을 적발했다.

지난 2015년 국·공립대학교가 학생들의 기성회비를 통해 교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던 기성회 수당은 법적으로 폐지됐다. 이에 대학들은 없어진 기성회 수당을 대신해 학생 지도비 등을 신설해 교직원들에게 수당으로 지급해 왔다. 학생 지도비 역시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나온다.

학생지도비는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명확한 학생 지도 실적이 있어야 지급 가능하다. 제대로 학생지도를 하지 않고 수당을 받는 것은 불법이다.

대학 한 곳에서 10억원 가까운 돈이 부당 집행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표본조사였다는 점에서 다른 국립대학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민권익위는 이런 문제가 모든 국립대학들의 공통된 문제로 판단해 교육부에 전면 감사를 요구하고 3곳의 대학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했다.

■38곳 특별감사… 등록금 반환될까

교육부도 이같은 상황에 즉각 조치에 들어간다. 교육부는 이날 전체 국립대학 38곳을 대상으로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 운영 전반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감사결과 확인된 부당 집행 사례에 대하여는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감사중인 인력을 조정해야 하지만 5월 중 특별감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늦어도 3개월 내에는 전체 국립대학의 학생지도비 부정 운영과 관련한 특별감사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당지급된 학생지도비와 관련해서도 환수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립대학회계법 시행규칙 제22조 제5항에 따르면 각 대학 총장은 법령, 가이드라인 및 지급계획 등 위반해 지급한 실적 비용에 대해서는 대학별 환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1년에 국공립대학에서 지급하는 학생지도비는 1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전체 대학으로 확대하면 환수할 학생지도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등록금 반환과 관련해서도 학생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은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등을 이유로 등록금반환 소송을 제기해왔다. 그동안 전대넷은 등록금 반환 관련해 교육부가 아무런 대응이 없다고 비판해왔다.

전대넷 관계자는 "학생지도비가 부당하게 집행되면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대학들이 회계투명성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