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시그나 글로벌 설문, 한국 34%만 "코로나 백신 안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2 15:02

수정 2021.05.12 15:02

시그나 글로벌 설문, 한국 34%만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대만처럼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잘한 국가일수록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영국과 미국 등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경험한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이는 백신 부작용보다는 코로나19 이전 생활로의 복귀가 더 간절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라이나생명보험의 모기업 시그나그룹이 지난달 전 세계 11개국(한국·뉴질랜드·대만·미국·스페인·싱가폴·영국·UAE·중국·태국·홍콩) 18세 이상 남녀 1만347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에서는 1031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홍콩·대만·한국, 코로나19 백신 우려 커
전 세계 응답자 중 62%가 '거주 중인 국가에서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국가별로는 홍콩(86%)과 대만(77%) 한국(64%) 등 코로나19 감염 통제가 상대적으로 잘 이뤄졌다고 평가 받는 국가에서 백신 부작용 걱정에 대한 응답이 높게 나왔다.

반면 영국(23%) 미국(47%) 등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 수준이 높지 않았다. 이들 국가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 봉쇄를 시행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실시했던 만큼 백신 접종 후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큰 것으로 해석된다.

'거주 중인 국가에서 접종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매우 안전하다'라는 질문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 세계 응답자 중 55%가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다'고 답했는데 영국이 83%로 가장 높았고 UAE(77%), 미국(63%) 등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UAE는 이주노동자 집단 감염 등으로 혼란을 경험했다.

반면 대만(36%) 한국(34%) 홍콩(31%) 등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낮게 나왔다.

다만 코로나 청정국가를 선언한 뉴질랜드와 우수 방역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에서는 같은 질문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각각 63%, 69%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정부 및 의료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시그나그룹은 진단했다.

■한국, 절반 이상 "백신 접종 미리 안맞겠다"
팬데믹 경험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태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홍콩(73%)과 대만(72%)에서는 응답자의 70% 이상이 '더 많은 사람들이 먼저 백신을 맞을 때까지 기다리고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한국 응답자 54%도 '기다리고 지켜보겠다'를 선택했다.

반대로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예방 접종을 마친 영국에서는 17%만이 이같이 답했고, 미국(39%)에서도 동의율이 낮았다.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했다. 전 세계 응답자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줄 것'(58%), '코로나19 백신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줄 것'(62%)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에서도 같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61%, 66%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 백신 관련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 제공해야
코로나19 백신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뉴스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라는 질문에 전 세계 응답자 69%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질문에 '그렇다' 답한 비율은 한국과 대만이 40%, 45%였고, 미국과 영국에서는 37%, 18%로 상대적으로 백신 관련 충분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여겼다.


시그나그룹은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백신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부작용 등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며 "백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와 보건 기관, 의료 서비스 회사, 언론 등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