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中企만 7000곳 모인 광주, 경과원 유치로 테크노밸리 완성" [로컬 포커스 자치단체장을 만나다]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2 17:10

수정 2021.05.12 18:48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유치 사활 건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
"자연보전권역 지정 등 규제에 막혀
침체된 광주에 경과원이 활력될것"
시민들 작은 소리까지 들으려 노력
수도권 첫 마을버스 공영제 등 도입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은 지난 7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유치를 위해 시민들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은 지난 7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유치를 위해 시민들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광주(경기)=장충식 기자】 "우리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이전을 진심으로 원한다.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경기 광주시 신동헌 시장이 경기도 공공기관 3차 이전 대상 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 유치에 "목숨을 걸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진하고 있다.

지난 7일 신 시장을 만나기 위해 광주시청을 찾아가는 길목에는 여기저기 경과원 유치를 희망하는 현수막 수십개가 붙어 있었다.


왠만한 높은 건물 현수막은 물론이고, 버스 등 교통수단에서부터 아파트 분양광고에서나 볼 수 있는 풍선현수막까지, 그야말로 눈에 보이는 모든 곳에서 '경과원 유치' 문구가 눈에 띄었다.

경과원 유치를 위한 노력은 비단 현수막 홍보에 그치지 않았다. 유치원 아이들은 노래까지 만들어 응원을 보내는 등 어른과 어린 아이 할 것 없이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뭉쳐 신 시장의 경과원 유치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민들은 무엇보다 신 시장의 "특별한 분노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라는 경과원 유치의 당위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 1973년 팔당댐 준공과 더불어 시작된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을 비롯한 자연보전권역 지정,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로 인해 그 잘 나가던 너른고을 광주는 폐허가 돼 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신 시장은 "지금껏 '규제도 자산'라는 심정으로 버텨왔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특별한 희생을 넘어 특별한 분노를 느끼고 있는 광주시에 경과원 유치는 미래 발전을 위한 중요한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광주테크노밸리의 꿈 ‘경과원 유치’로 실현

광주시의 경과원 유치는 지역 특성에 걸맞는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도시의 미래 모습을 만들어 보겠다는 신 시장의 오랜 신념과 의지에서 비롯됐다.

광주시의 경우 대기업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크고 작은 중소기업만 6000~7000개에 이른다. 이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기관이 경과원이라는게 그의 신념이다.

신 시장은 "꿈이지만 수원 광교밸리와 성남 판교밸리를 연결하는 광주 중소기업 광주테크노밸리도 실현 가능할 수 있다"며 "경과원은 광주의 미래와 최적합 궁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광주시의 미래를 봤다. 그동안 경기남북부의 불균형만 문제처럼 여겨졌지만, 광주시야말로 특별한 피해지역"이라며 "경과원과 관내 중소기업들의 융합이 나타날 때 우리 광주에는 다소 위안이 될 수 있다." 이런 그의 구상이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은 5월말 2차 프레젠테이션(PT)심사를 거쳐 최종 이전지역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이전 "정치적 판단 말아야"

신 시장이 경과원 유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준은 기존 직원들에 대한 배려다. 지역을 옮겨오는 이들이 뿌리내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게 무엇보다 �요하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나무를 옮겨 심더라도 잘 된 토양을 준비를 해서 적정한 지역에 옮겨야 하는 것처럼, 우리는 현실적인 접근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평생 직장을 이전하는 데 몇 년 심한 몸살을 앓아야 제 자리를 찾는다. 다행히 광주는 집값 싸고 교통이 편리해 이주해 오더라도 마음의 부담이나 동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시장은 특히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정치적 판단은 배제돼야 한다"며 "철저하게 지역 균형발전 실현에 좋은 계기가 돼야 하고,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는 이웃 도시와도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그 흔한 아울렛 백화점도 대기업도 종합대학도 하나 없는 기이한 도시"라며 "경과원이 유치된다면 그게 광주에서는 유일무이한 기관이 된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다. 너무 힘들게 살아왔던 광주에는 ‘특별한 분노’는 지워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쉼 없이 걷고, 작은 소리도 듣는다"

이처럼 신 시장은 늘 광주시의 미래모습을 만드는 생각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공영방송의 프로듀서로 오랜 기간 일을 하면서 얻게 된 생각하는 습관은 고스란히 광주시 발전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됐다.

특히 신 시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광주시 구석구석을 걸으며 정책으로부터 소외된 곳이 없는지를 두루 살핀다.

그가 광주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추진한 정책들 대부분은 이렇게 곳곳을 걸으며 시민들을 직접 만나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이다.

신 시장은 "프로듀서는 연출가다, 연출가는 보이지 않는 소리까지 듣고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민들의 작은 소리를 듣고,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을 볼 수 있어야만 자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광주광역시와 늘 비교됐던 경기 광주시 이름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나, 수도권에서 최초로 마을버스 공영제를 도입하는 등 감성이 담긴 정책들도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청년들의 제안을 통해 매년 고등학교 졸업생 100명을 선정해 세계여행을 보내주는 사업도 구상하는 등 젊은 세대를 위한 정책들도 준비하고 있다.

신 시장은 "광주시 미래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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