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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우마오당(五毛黨)

구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2 18:08

수정 2021.05.12 18:08

중국발 사이버 여론전이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코로나19사태와 관련한 보도에 중국 누리꾼들이 단 '중국이나 우한은 결백하다'는 등의 댓글. /사진=뉴스1
중국발 사이버 여론전이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코로나19사태와 관련한 보도에 중국 누리꾼들이 단 '중국이나 우한은 결백하다'는 등의 댓글. /사진=뉴스1
중국발 디지털 여론전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중국 정부의 사이버 공간을 활용한 체제 선전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AP통신과 영국 옥스퍼드대 '옥스퍼드 인터넷 인스티튜트'는 11일(현지시간) 중국이 트위터 가짜 계정으로 온라인상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민관 합작 인터넷 여론전을 주도하는 댓글부대는 '우마오당(五毛黨)'으로 알려져 있다.
댓글을 달 때마다 5마오(0.5위안·약 85원)를 받는다는, 확인 안 된 소문과 함께 붙여진 오명이다. 지난 2017년 미국 하버드대도 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50센트 당'이란 이름을 붙여 이들의 존재를 간접 확인했었다.

물론 어느 나라에서든 사회 각 부문의 특정 집단이나 인물에 대한 팬덤을 형성하는 열성 누리꾼들이 있기 마련이다.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정치적 고비마다 '문자폭탄'이나 댓글 공세를 펴는 극성 친문이 있지 않나. 하지만 이들 이른바 '양념 부대'의 규모는 범여권 내에서 '과잉대표론'이 제기되는 데서 보듯 생각만큼 크지는 않다. 얼마 전 이재명 경기지사가 "연락처 1000개 정도 차단하면 문자폭탄 문제는 해결된다"고 했을 정도다. 여당 내에서는 대체로 2000~3000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마오당은 규모나 활동범위가 극성 문파 그룹과는 차원이 다르다. 최소 200만명에서 최대 1000만명으로 추산되는 규모가 우선 놀랍다. 국내 네티즌들은 중화민족주의로 똘똘 뭉친 이들의 인해전술의 위세를 이미 몇 차례 실감했다.
지난해 방탄소년단(BTS)의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문제 삼아 "미제와 싸운 중공군을 모욕했다"고 엉뚱하게 반발할 때가 그랬다. 김치와 한복 원조 논쟁 등을 야기한 것도 그 연장선일 수 있다.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 이 '키보드 전사'들이 중국을 넘어 한국을 포함한 세계 사이버 공론장을 왜곡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때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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