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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재정규율 시험대 오를 것" 무디스, 국가부채 급증 '경고'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2 18:39

수정 2021.05.12 18:39

국가신용등급 Aa2·안정적 유지
올 성장률 3.1%→3.5%로 상향
기재부 "한국경제 신뢰 재확인"
국제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하나인 무디스가 "한국의 재정규율 이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튼튼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코로나 위기에서 비교적 빠르게 빠져나왔지만 국가 부채가 지금처럼 가파르게 늘어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의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무디스의 지적이다.

무디스는 12일 한국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 수준인 'Aa2·안정적'으로 유지했다. 'Aa2·안정적'은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Aaa·안정적)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지난 4월 28일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을 유지(AA·안정적)한 바 있다.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한 것에 대해 무디스는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탄력적 회복을 뒷받침한 아주 강한 펀더멘털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무디스는 신용등급 발표와 함께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3.5%로 상향조정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무디스는 "2020년 한국 GDP 성장률은 -1.0%로 유사 신용등급을 가진 대부분의 다른 선진국들보다 우수했고, 2021년에는 한국 수출품에 대한 높은 수요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힘입어 성장률이 3.5%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디스는 이날 국가채무 증가와 고령화, 대북 리스크를 한국의 도전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 지속 전망에 따라 "정부 부채가 역사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랜 기간 확립돼 온 한국의 재정규율 이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세수가 점차 회복되고 저금리 여건하에서 부채비용이 안정적 수준인 만큼 한국의 부채 상환 여력이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5일 19bp(1bp=0.01%포인트)를 기록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올해 1·4분기(1~3월) 국세수입이 1년 전보다 19조원 증가한 88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세수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서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요인은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경제·구조개혁과 상당 수준의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라고 규정했다.
반대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대내외 충격에 따른 강하고 지속적인 경제피해, 정부 재정의 대규모 악화는 하향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무디스의 신용등급 유지에 기획재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가 보여준 위기대응력 및 우수한 회복력에 대한 대외의 긍정적 시각과 신뢰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신평사들이 코로나19 이후 각국 정부의 재정안정화 노력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재정준칙 법제화를 국회와 함께 적극 추진하는 한편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마련 시 총량관리 강화 등 재정안정화 노력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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