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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집도 못 사는데'…고가 매트리스·와인 소비 급증 [MZ세대의 플렉스 소비]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2 18:47

수정 2021.05.12 18:47

생활소비재 시장서도 '큰 손'
다른 세대보다 자신 위해 돈 써
만족감 크다면 가격 상관 안 해
MZ '집도 못 사는데'…고가 매트리스·와인 소비 급증 [MZ세대의 플렉스 소비]
20대 직장인 A씨는 퇴근길이 즐겁다. 건강관리에 신경 쓰면서 생활 만족감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100만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매트리스를 구매한 뒤 숙면을 취하게됐다. 샤워를 마친 후에는 한정판 와인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는 비단 A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가 명품시장에 이어 생활 소비재 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건강용품이나 생활용품 소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건강관리 관심 높아진 MZ세대

12일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거에는 '다이어트''피부' 등 단순 미용 분야에 집중했다면, 코로나19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증가세를 보인 건강기능식품 이용 추이만 살펴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지난 2019년 1·4분기 3만5000건에 불과했던 건강기능식품 구매 건수는 올 1·4분기 6만6000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와 30대 비율이 전체의 40%를 넘길 정도로 구매가 가장 활발하다. 특히 20대 여성들의 관심이 컸다.

올 1·4분기 20대 남성이 구매한 건강기능식품은 9000건으로 2019년 같은 기간(4000건)보다 132% 늘었다. 여성들의 구매 건수는 6000건→2만건으로 238% 급증했다. 연구소 측은 "몸 관리도 자기계발의 하나로 생각하는 젊은 층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최근 건강식품 구매처가 약국 이외에 오픈마켓, 제약사 직영몰 등으로 넓어진 점도 주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MZ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개인트레이닝(PT) 등 '디지털 건강관리 서비스'의 이용증가율도 220%(2019년 1·4분기 대비 올 1·4분기 증가율 기준)를 기록했다.

■고가 생활용품도 '플렉스'

고가 생활용품에 대한 MZ세대의 관심도 높아졌다.

최근 2년간 3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매트리스를 구매한 고객은 약 16% (2019년 196명→227명)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100만원 이상의 고가 침대 매트리스를 구매한 고객 비중을 살펴보면 40~60대 구매 고객을 줄어든 반면 20대는 약 7%포인트 증가했다.

연구소 측은 "불안과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숙면을 위한 고가의 매트리스와 침구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숙면이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됨에 따라 질 좋은 수면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젊은 층으로까지 확대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와인에 지갑 열자 와인 매출↑

와인 시장에서도 MZ세대는 '큰 손'으로 꼽힌다.

이마트가 지난 1~4월 주류 구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30 세대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8% 신장한 반면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53%의 높은 신장세를 보이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47% 신장했으며, 맥주 매출은 13.1% 늘었다.

MZ세대의 와인 구매가 늘면서 기존 주류 매출 압도적 1위를 달성하던 맥주 매출도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 1~4월 이마트의 와인과 맥주 판매 구성비는 42대 58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대 65 대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이에 이마트는 13일부터 일주일간 총 1200여 품목의 와인을 정상가 대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상반기 와인장터' 행사를 진행한다.

이는 지난해 행사 대비 품목을 20% 확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하는 와인 행사다.
이마트는 와인장터 대표 상품으로 페리에주에 그랑브뤼, 산타리타 트리플C, 시데랄, 도멘드루엥 피노누아 등을 준비했다.

롯데마트도 MZ세대를 유입하기 위해 인기 와인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자신의 만족감을 중시하고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소비 심리를 고려해, 국내에서 만나기 쉽지 않았던 와인을 판매한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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