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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급 반대' 가로막힌 손실보상법…5월 통과 '안갯속'

뉴스1

입력 2021.05.12 20:07

수정 2021.05.13 08:14

강선천(왼쪽)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2021.5.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강선천(왼쪽)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2021.5.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서혜림 기자 = 정부의 코로나19 행정명령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위한 '손실보상법'이 안갯속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야는 12일 손실보상법 '소급적용'에 전격 합의했지만, 정부가 '소급적용 불가론'을 고수하면서 논의가 공전 중이다.

정부는 재정부담과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소급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를 열어 입법 미비점을 보완하자고 주장하지만, 야당은 "시간끌기용"이라고 반발하면서 5월 국회 처리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이날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를 열어 손실보상법에 대한 세부사항을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인 '소급적용' 여부를 놓고 정부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는 이날 '손실보상법 소급적용' 방침에 뜻을 모았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여야 산자위 위원들을 둘러보면서 "전원이 소급적용을 지지하는 것인가"를 묻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 6명을 비롯한 여야 위원들은 일제히 "네"라고 답했다. 민주당이 공개 석상에서 손실보상법 소급적용에 찬성 의견을 낸 것은 처음이다.

또 여야는 Δ손실보상심의위원회 설치하고 Δ구체적인 지원방안은 시행령으로 정하고 Δ손실보상법 산정 기준은 영업이익으로 산출하는 등 세부사항에 합의하는 등 진전을 봤다.

하지만 정부가 손실보상법 핵심 쟁점인 '소급적용'을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법안 심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가 손실보상법 시행에 대한 '재정추계'를 두 달째 제출하지 않은 점도 발목을 잡았다.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지금까지 정부는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에 대해 5조3000억원, 전체 소상공인에 총 14조원을 지급했다"며 "만약(손실보상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책정하면 여러 가지 현장 혼란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재정추계에 대해서도 "영업손실액을 정확히 계산하려면 국세청 과세정보를 이용해야 한다"며 "그중에서도 종합소득세 데이터가 필요하다. 조금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 손실보상법을 법제화하더라도 '소급적용'은 불가능하고, 재정추계 산출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신속한 입법이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이성만 민주당 의원이 "피해 대상에 대해 지금까지 해왔듯이 버팀목 플러스 자금을 지원하고, 정확한 데이터가 나오면 1년 뒤 정산해줘도 문제가 없지 않으냐"고 제안했지만,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이 (손실보상법을) 미루자는 느낌이 든다"고 발끈하는 신경전도 연출됐다.

여야는 손실보상법 제정을 위해 정부의 재정추계가 필수적인 만큼 중기부에 자료를 재요청하고 재정당국 실무자를 불러 다시 법안소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당장 재정추계 데이터를 뽑기 어렵다"고 난색을 보이면서 5월 국회 처리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에 대해서도 여야 입장이 엇갈린다. 민주당은 5월 중 입법 청문회를 열어 정부 및 업계 관계자 의견을 청취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입법청문회를 열면 오히려 법안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며 반발한다.

산자위 여당 간사인 송갑성 민주당 의원은 "정부 및 업계 전문가, 손실보상법에 찬성 혹은 반대하는 관계자를 모두 불러 이야기를 들어볼 것"이라며 "입법청문회를 무조건 열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20일 전후로 입법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시간끌기용"이라며 입법청문회를 반대하고 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예산추계를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입법청문회를 열어봤자 진전될 것이 없다"며 "오히려 시간만 늦춰지고 불필요한 난제만 생길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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