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언니는 딸 세상 떠난 줄 몰라”···13t 코일에 6살 조카 잃은 이모의 절규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7 14:35

수정 2021.05.17 22:12

지난 14일 25t 화물차서 적재물 떨어져
여아 숨지고 아이 엄마 중상..대수술 앞둬
청원인 “졸음운전 진술, 경찰 조사서 빠져”
지난 14일 오후 충북 보은군 탄부면 당진영덕고속도로 하행선에서 25t 화물차에 실려 있던 적재물이 도로 위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뒤따르던 카니발 승합차에 탑승했던 여아 1명이 숨지고, 나머지 3명이 크고 작게 다쳤다. /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지난 14일 오후 충북 보은군 탄부면 당진영덕고속도로 하행선에서 25t 화물차에 실려 있던 적재물이 도로 위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뒤따르던 카니발 승합차에 탑승했던 여아 1명이 숨지고, 나머지 3명이 크고 작게 다쳤다. /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차에서 13t짜리 철강 코일이 굴러 떨어져 일가족 4명이 타고 있던 승합차를 덮친 사고와 관련해 화물차 운전자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이 사고로 갓 초등학교 1학년생이 됐던 아이가 세상을 떠났는데, 울분을 참지 못한 유족이 청원으로 호소했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당진-영덕고속도로 적재물 추락사고로 억울하게 가버린 저희 조카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이날 사전 동의 기준 100명을 충족해 관리자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이미 오전 11시 30분을 기해 3000명 넘는 이들이 동의했다.

자신을 희생된 아이의 이모로 소개한 작성자는 “5월 14일 충북 보은 당진-영덕고속도로 하행선에서 발생한 25t 화물차 코일 추락으로 예쁜 조카를 잃었다”며 “뉴스에서 9살로 보도되고 있는데, 실제 아이는 만 6세로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도된 것처럼 전방 1차 사고로 인해 정체가 발생한 가운데 저희 차량이 정차하던 중 정말 마른하늘의 날벼락처럼 2차 사고를 당했다”며 “이 사고로 이제 8살이 된 아이가 말도 안 되는 나이에 눈도 감지 못한 채 하늘로 가버렸다”고 글로 울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저희 언니(아이 엄마)는 척추와 갈비뼈가 다 골절돼 대수술을 앞두고 있으며, 의료진 이야기로는 후유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저희 가족은 오열하며 쓰러지는 아이 아버지를 지켜보며 믿기지 않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아이 엄마는 아직 아이의 사망 소식을 알지 못 하고 있다. 동생인 작성자가 대수술을 앞둔 언니에게 차마 고통스런 소식을 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성자는 “가여운 아이는 엄마도 없이 먼 길을 가게 되었고, 저희 언니는 딸이 살아있는 줄 알고 아이들만 걱정하고 있다”고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작성자는 사건 관련 소식도 짚었다. 그는 “가해자 측은 고속도로 순찰대에 졸음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는데,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게 빠졌다”며 “우리 아이가 한치 억울함도 없이 갈 수 있도록 관심 가져달라. 아직 사과조차 없는 가해자에게 거짓 없는 진술과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끝으로 그는 “눈도 못 감고 어린 나이에 떠나버린 우리 아이가 좋은 곳으로 가 아프지 않게 지내고, 저희 언니도 후유증 없이 회복되길 기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앞서 지난 14일 오후 3시50분경 충북 보은군 당진영덕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던 25t 카고트럭에서 떨어진 철제 코일이 뒤따르던 카니발 차량을 그대로 덮쳤다. 이로 인해 카니발 탑승자 4명 중 초등학교 1학년 여아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동승했던 아이 엄마도 크게 다쳤고, 다른 탑승자 2명은 다행히 경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2차로를 주행하던 카고트럭이 차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적재물이 떨어져 일어난 사고였다.
경찰은 60대 화물차 운전기사를 도로교통법상 안전운전 불이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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