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그늘 벗어나는 이스라엘…'아이언돔' 등 군수품 자급자족 [글로벌 리포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30 17:12

수정 2021.05.30 17:12

美원조 비중 작년 1%까지 줄어
이란 견제카드 필요한 美 '고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뉴시스
이스라엘이 이달 가자지구 충돌에서 미국의 만류에도 공습을 강행하자 양국 관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점차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외교 관계를 넓히면서 앞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고 예측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가자지구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평온을 깨고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우리는 아주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블링컨이 같은 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과 만나 과거 PA와 외교업무를 처리했던 예루살렘 총영사관을 다시 열겠다고 언급하자 다음날 즉시 반대 입장을 전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고 총영사관 업무를 축소해 대사 관할에 뒀다. 이스라엘은 이달 10~20일 사이 가자지구에 맹폭격을 가하면서 미국의 휴전 요구에 자위권을 내세우며 응하지 않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스라엘의 강경 행보를 두고 미국이 이스라엘을 압박할 카드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1948년 건국 이후 아랍 이웃들과 수차례 전쟁을 벌였던 이스라엘은 미국의 원조에 의존했으나 점차 자립하고 있다. 이스라엘 경제에서 미국 원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1년 기준 약 10%였으나 지난해에는 1% 수준으로 떨어졌다. IT 강국으로 거듭난 이스라엘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7년 기준 3만8868달러(약 4329만원)로 세계 35위였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3만8824달러·36위)보다 높은 수치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1990년대부터 무기 국산화를 서두르면서 단거리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돔'을 비롯해 각종 군수품을 자급자족하기 시작했다.

중동에서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버릴 수 없는 미국은 조금씩 엇나가는 이스라엘의 독자노선 때문에 난처해졌다.
올해 집권한 민주당 조 바이든 정부는 앞서 트럼프 정부만큼은 아니지만 유엔 안보리의 규탄 결의안을 계속 막아내며 이스라엘을 도왔다. 그러나 PA에 보다 우호적인 민주당 좌파 진영에서는 지난 20일 이스라엘에 대한 정밀유도무기 판매 중단 결의안을 하원에 발의하며 바이든 정부를 압박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리저널싱킹포럼의 야엘 미즈라히 아르노 연구원은 NYT에 "이스라엘은 점점 더 벗어날 수 있다고 느낀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을 압박했던 때가 정확히 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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