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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 실패한 정책이 빚은 참극… ‘서민 주거사다리’도 끊겼다 [족쇄가 된 세금]

대책 쏟아졌지만 집값은 요지부동
규제 일변도에 내집마련 더 멀어져
뒤늦은 공급대책엔 투기논란 덮쳐
25번 실패한 정책이 빚은 참극… ‘서민 주거사다리’도 끊겼다 [족쇄가 된 세금]
문재인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지난 4년간 내놓은 25번의 부동산 정책은 결과적으로 '거주이동의 제한'이라는 최악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세금 부담, 집값 폭등, 전세난민, 부의 양극화 등 사회적 부작용을 낳았으며 '서민 주거사다리'도 단절시켰다. 역대급 대책이 쏟아졌지만 그때마다 집값 요동은 되풀이됐다. 문재인 대통령조차 "부동산 문제만큼은 할 말이 없다"고 자인할 만큼 부동산 정책은 '실패'로 귀결됐다.

여기에 6월 본격 시행되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세 중과와 '임대차 3법'의 마지막 퍼즐인 '주택 임대차신고제(전월세신고제)'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주택 공급의 차질 없는 이행과 시장경제 중심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5번의 부동산 정책 결국 '공염불'

5월 31일 관계부처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문 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이 오른 집값 때문에 실수요자조차 거주이동의 자유를 침해받게 된 건 무엇보다도 지난 4년간 25차례나 쏟아낸 부동산 대책의 결과라는 공감대가 퍼져 있다. 정책 주요 방향은 세금 부과를 강화하는 대신 대출을 규제해 수요를 억제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은 2017년 6월 18일 발표한 이른바 6·19 대책이다. 과열 양상을 보이는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 재건축시장 주택 수 제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핵심이다.

정부는 첫 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 보름여 만에 8·2 대책을 다시 내놨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키고, 서울 11개 자치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액만으로 주택을 여러 채 사는 '갭투자자' 방지책 등도 담았다. 정부 대책에도 집값은 안정되기는커녕 오히려 상승했다. 2017년 5월 6억원이던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값은 2018년 9월 8억원까지 치솟았다.

집값 급등에 놀란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13일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포함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공시가격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하고, 다주택자에게는 세율을 중과하기로 했다. 집 한 채를 가진 사람도 종부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듬해 규제는 한층 더 심해졌다. 2019년 발표한 12·16 대책은 종부세율 인상과 15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금지, LTV 40% 축소 등이 담겼다.

■치솟는 집값, 단절된 '주거사다리'

이 같은 다주택자의 재투자와 갭투자를 막겠다는 '규제 일변도 대책'은 결과적으로 서민에게는 주거이동의 제한을 넘어 주거사다리 단절로 다가왔다. 은행 대출이 제한되면서 내 집 마련 기회는 점점 더 멀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집값은 상승 가도를 달리면서 현금부자만 집을 살 수 있는 시장으로 변질됐다.

집값 상승으로 서울 지역 실수요자들은 강북 외곽이나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며 중저가 주택의 집값 상승 기폭제가 됐다. 내 집 마련에 위기를 느낀 20~30대들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도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정권 출범 직전인 2017년 4월 378만9000원에서 지난 4월 571만7000원으로 50.9% 급등했다.

규제를 통한 수요억제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정부는 뒤늦게 대규모 공급대책을 내놨다. 지난 2월 4일 발표한 이른바 2·4 주택공급 대책이다. 오는 2025년까지 서울 32만가구, 전국 83만가구를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시흥·광명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고, 야심 차게 추진한 3기 신도시 공급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오히려 신도시 조성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개발호재로 집값만 더 들썩이는 꼴이 됐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집값 상승의 근본적 원인은 공급부족인데, 이를 해결하기 전 수요억제책부터 내놓다 보니 시장이 내성이 생겼다"며 "공급이 중요한 만큼 공공 주도뿐만 아니라 민간공급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