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B급 재미에 조회수 들썩… 이거다 싶었죠" [fn이사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31 18:44

수정 2021.05.31 18:44

농협銀 유튜브 구독자 50배 늘린
송은별 NH농협은행 과장
'유튜브 구독자 1만명→53만명' '금융 유튜브들의 벤치마킹 대상'…

이는 송은별 NH농협은행 과장(사진)이 3년 만에 일궈낸 성과들이다. SNS 채널이 금융사나 기업의 홍보채널로 급부상하면서 국내 은행들도 전담 조직과 인력을 갖추고 구독자 확보 전쟁에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 압도적 성과를 보인 농협은행. 그 주역이 송 과장이다. 그는 지난 2015년 말 농협은행에 입사해 지점 근무를 2년 한 그는 정기인사 때 홍보부로 발령을 받았다. 그때가 2018년이었다. 젊다는 이유로 SNS 채널을 담당하게 됐다.
당시 대부분의 기업 분위기가 그랬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계정은 나름 활성화돼 있었지만 유튜브 채널은 단순히 광고영상만 올리는 기능으로만 사용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농협은행뿐 아니라 모든 은행이 똑같았다. 송 과장은 유튜브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중요한 미디어가 되고 있다는 것은 인지했다. 이어 SNS 채널 활성화 전략 보고서를 만들었다.

그는 "실무자 3명이 전문장비도 없이 휴대폰으로 촬영을 하면서 시작했다"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큰 의미를 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영상도 정기적으로 올리지 못했다. 유튜브 활성화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2018년 말 농협은행이 스마트뱅킹을 완전 개편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송 과장팀은 이를 B급 감성으로 홍보하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새 애비다' 두 편이다. 새로운 앱을 '새 애비'로 패러디해 황당무계한 전개로 재미를 선사했다. 반응은 각각 90만 조회수를 보이면서 농협은행 유튜브 영상 중 처음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최근에는 400만 조회수가 넘는 인기 영상도 있지만 '새 애비'는 송 과장의 감각을 일깨워준 작품이었다.

그는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최신 트렌드와 농협은행 홍보를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유튜브가 성공하자 2019년에는 농협중앙회 회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대를 이어가는 농협은행'이라는 동영상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송 과장은 "영상에서 농협은행 노출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따뜻한 감성을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3부작으로 제작됐으며 모두 300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영상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농협은행 유튜브 채널의 인기요소는 콘텐츠의 지속성이다. 4명의 인력이 일주일에 2~3편의 영상을 올리기 위해 빈틈없이 짜인 일정대로 움직이고 있다. 구독자에게 지속적으로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홍보영상, 농협은행 상품 안내영상, 부동산·세금 등 재테크영상, 요리 등 꿀팁영상, 스포츠 마케팅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눠 영상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주식, 부동산 등 알찬 재테크정보 제공에 노력하고 있다.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재테크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금융사 소속 전문가들을 활용하면 일반 경제 유튜버보다 정보 제공의 신뢰성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이 업무를 맡으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농협은행이 알려야 할 것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등을 배웠다"며 "은행 고유의 업무로 돌아가도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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