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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시그널에… 채권 대차잔액 한달새 4조5000억 늘었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2 17:40

수정 2021.06.02 17:40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커져
기관 채권값 손실 헤지거래 증가
통화정책 민감한 단기물 금리 급등
금리인상 시그널에… 채권 대차잔액 한달새 4조5000억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채권 대차 잔액이 다시 증가추세다. 향후 채권 가격 하락(채권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이에 대비하려는 기관들의 헤지 거래가 늘은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채권 대차잔액은 95조8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채권 대차 잔액이 78조2664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5개월 만에 17조원 넘게 늘었다.

통상 채권 대차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채권 가격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었음을 의미한다.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5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이후 채권 대차잔액 증가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여부는 경제 상황 전개에 달려 있다. 금리 정상화를 서둘러서도 안 되지만 지연됐을 때 부작용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한 바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3.0%로 크게 올렸다"며 "분기 경제전망 수정에서 전망치를 0.5%포인트 이상 조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금융시장에 사전적으로 보내는 신호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지난달 말 여름 추가경정예산 필요성이 거론되는 점도 시장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달 1일 연 1.213%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5월 3일 연 1.149%였던 것을 고려하면 약 한 달 사이 6.4bp(1bp=0.01%포인트) 오른 것이다.

5년물은 올해 처음으로 1.7%선을 돌파했다. 5년물은 1일 기준 연 1.726%를 가리키고 있다. 3·5년물은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비교적 상승폭이 컸다.


채권 금리 방향성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지속 여부와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논의시점에 따라 금리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만으로도 올해 2·4분기가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기저효과 소멸 이후 물가 수준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느냐, 하회하느냐에 따라서 하반기 자산가격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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