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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에 다급한 中지도부, '협력·상생' 애정 공세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9 14:13

수정 2021.06.09 14:13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종 국제행사에서 강조하는 개념
- 유럽연합 이어 중동유럽에서도 '탈중국' 바람 시작 관측
제2회 중국-중동유럽(CEEC) 박람회 및 국제 소비재 박람회’ 개막식. 펑파이 캡쳐
제2회 중국-중동유럽(CEEC) 박람회 및 국제 소비재 박람회’ 개막식. 펑파이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종 국제행사마다 ‘협력과 ’상호이익‘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대중국 봉쇄정책 가속화에, 우호관계를 유지했던 중동유럽의 일부 국가마저도 중국 테두리에서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자,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9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저장성 닝보에서 개최된 ‘제2회 중국-중동유럽(CEEC) 박람회 및 국제 소비재 박람회’ 개막식에 축하 서한을 보내 양측의 협력 심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새로운 구도 구축, 새로운 기회 공유’이라는 주제로 열린 박람회에서 “박람회는 중부 및 동유럽 상품에 대한 중국 시장의 이해를 높이고 중국 수출 확대에 유익하다”며서 “모든 당사자가 코로나19 문제를 극복하고 경제 회복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축하 서한을 통해 제시한 세 가지 ‘유익한’ 사항은 개방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태도와 중국-중동유럽의 협력, 기회 공유를 위한 분명한 신호라고 신화통신은 해석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CEEC 협력 구조는 상호 우정을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며 공동 발전을 추구하는데 중요한 플랫폼”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협력의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협력의 폭을 넓혀 더욱 심화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CEEC 박람회는 상호 무역, 투자, 과학기술 등에서 협력·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9년에 처음 열렸으며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인해 개최되지 않았다. 올해는 외국 정부 관계자, 기관·기업 대표 등 260명이 참석했다. 또 2000개 이상 전시업체와 6000여개의 구매업체가 박람회에 동참했다.

상호이익과 상생, 협력은 이번 박람회뿐만 아니라 국제수입박람회, 국제소비자박람회에서도 시 주석이 강조하는 개념 중 하나다라고 중국 매체는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초 ‘제1회 중국국제소비품박람회’에서도 축전을 보내 “국제소비품박람회는 세계 각국이 중국 시장의 기회를 함께 누리며 세계에 더욱 우수한 품질의 중국 소비품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각국 귀빈과 각계 인사들이 교류와 협력을 심화해 각국 인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 이처럼 우호와 협력에 방점을 찍는 것은 동중유럽 등의 국가들에게서 불고 있는 탈중국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EU)이 지난달 중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EU 포괄적투자협정의 비준 동결을 결정한 이후 중동유럽에서도 중국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같은 달 22일 중국-CEEC 경제 협력 틀인 ‘17+1’ 탈퇴를 선언했고 라트비아, 불가리아, 슬로베니아 등 6개국은 올해 2월 중국-CEEC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CEEC 정상회의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를 제외하고 2012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리투아니아는 당시 “‘17+1’ 협력체가 EU를 분열시킨다면서 이 협력체의 다른 회원국들도 탈퇴할 것을 촉구했다. 또 12개 EU 국가와 5개 서부 발칸 지역 국가들이 참여한 ‘17+1’ 협력체가 기대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다고도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시 주석의 ‘전랑(늑대전사)외교’ 포기 시사 발언은 이후에 나왔다. 그는 지난달 31일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강연에서 “국제무대에서 중국을 이해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들기 위해선 겸손하게 세계와 소통해야 하고 사랑받을 만하며 신뢰할만하며 존경받을 수 있는 외교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중국공산당 30차 집단 학습에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매체들을 만들어 친화적인 중국 이미지를 알리고 국제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비슷한 시기 ‘17+1’ 협의체 회원국인 헝가리, 폴란드, 세르비아 외무장관을 초청해 협력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17+1’ 경제협력체 유지를 위해 유럽에 대한 접근법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놨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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