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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전망 갈수록 어두워...선물이 현물보다 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1 11:44

수정 2021.06.11 11:44

지난 9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타마니크에서 주민들이 비트코인 인출용 ATM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AP뉴시스
지난 9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타마니크에서 주민들이 비트코인 인출용 ATM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가상자산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떨어지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흥미를 잃고 있다며 시세가 더 떨어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지난 9일 JP모간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JP모간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분석한 결과 21일 이동평균선 기준으로 2개월 내 만료되는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떨어졌으며 2018년 대폭락장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CME는 지난 2017년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했다.

비트코인이나 석유, 농산물 등 각종 선물 계약은 미래 시점에 특정 자산을 사겠다고 약속하는 계약인 만큼 물가상승이나 기타 불확실성을 감안해 당장 사는 현물보다 더 비싼 편이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더 싸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더 떨어진다고 본다는 뜻이다. 물론 특정 상품을 미래보다 지금 당장 사겠다고 외치는 투자자가 많을 경우 현물이 선물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JP모간의 니콜라스 파니지르조글루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당국의 규제가 있는 CME 선물 시장을 통해 비트코인 선물을 거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수요가 얼마나 약한지 보여주는 특이한 시세”라고 지적했다. 파니지르조글루는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개당 1만7000달러에서 3200달러까지 폭락했던 2018년을 지적하며 당시에도 대부분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2019년 초에나 현물 가격을 앞질렀다.

아울러 파니지르조글루는 비트코인 시가총액 점유율을 언급하고 약세장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가운데 비트코인의 비중을 두고 “우리는 지난 4~5월에 비트코인 시가총액 비중이 약 60%에서 40%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약세장이 온다고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파니지르조글루는 “2017년 12월에도 개인투자자들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비트코인 시가총액 비중이 55%에서 35%로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비트코인 시가총액 비중이 2018년처럼 50%는 넘어야 편안하게 약세장이 지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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