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G7 성명' 깎아내린 중국 "中견제 시나리오 오래 못가"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4 17:49

수정 2021.06.14 18:27

중국 매체, 일제히 비판 쏟아내
"이런 수법 안통한다" 사설도
駐英 대사관 "사이비 다자주의"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주요7개국(G7)의 대중국 견제를 골자로 한 공동 성명에 대해 중국은 평가 절하하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과 대결 구도로 가는 것을 G7 구성 국가가 원하지 않으며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세계 추세라는 요지다.

14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관영 신화통신은 G7의 백신제공과 경기 회복 발표를 놓고 "약속이 뒤늦었고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 G7의 백신 지원 결정은 환영할만한 올바른 결정이지만 최대 10억도스까지만 신규 백신을 제공하게 되면 이번 정상회의는 실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서방국가에서 생산한 백신의 44%는 이른바 부자 국가에 사용됐고 그나마 빈곤한 국가에 제공된 것은 0.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 약속을 '여론의 압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벌어진 시위를 의식해 즉흥적으로 발표 내용에 담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 마틴 자크 선임연구원 겸 중국 칭화대학교 명예교수인 마틴 자크는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G7이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협력의 시대 추세에 어긋난다"면서 "G7의 올바른 방향은 '중국을 봉쇄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해 서방 동맹국들과 소규모 집단을 형성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자국의 쇠퇴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G7 내에서 의견 차이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어 추세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G7 성명, 중국인에게 이런 수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시간은 미국을 무너뜨릴 것이고 중국은 자연히 안정될 것"이라며 "밀거나 발을 걸지 않아도 미국은 스스로 넘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인에게 이런 수법은 통하지 않는다'라는 표현은 지난 3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미국을 향해 뱉은 강경 발언이다.

동방싱크탱크 수석연구원인 저우위앤은 "트럼프 정권 때는 일방주의로 G7 정상회의를 난장판으로 만든 바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정상이 이번 G7 회의에 중국을 겨냥한 시나리오를 만들어왔으나 여기에 올인하는 국가는 일부에 불과하며 미국의 발언이 갖는 힘은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성명을 올려 "작은 그룹의 국가들이 글로벌 결정을 지시하는 시기는 오래전에 지났다"면서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기반해야 진정한 다자주의며 작은 집단이나 정치 블록의 이익을 위한 것은 사이비 다자주의"라고 맹비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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