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조만간 생각 정리" 최재형도 대권 앞으로…野 대선판 달아오른다

뉴스1

입력 2021.06.18 14:59

수정 2021.06.18 17:00

범야권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부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 뉴스1
범야권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부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 뉴스1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1.6.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1.6.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하부에 위치한 이회영기념관을 둘러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6.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하부에 위치한 이회영기념관을 둘러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6.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야권에서 유력 주자로 거론되던 인사들이 대권을 향한 몸풀기에 나서면서 야권의 대선판이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돌던 대권 도전설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최재형 감사원장은 18일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달 말 대권 도전을 선언할 계획이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봉사활동으로 공개일정을 시작하며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재형 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대선 출마 얘기가 나온다'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질문에 "최근 저의 거취 또는 제가 어떤 다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 언론이나 정치권에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다"며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말하겠다)"며 처음으로 입장을 내놨다.

최 원장은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 이런 분들이 직무를 마치자마자 선거에 나온다고 하면 정치적 중립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인가'라고 묻자 "그 부분엔 다양한 판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사원장의 대권 출마가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의견을 달리한 것으로, 최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최 원장은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하기에 앞서 '야권에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연출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대권 물망에 오르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는 최 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지원 모임을 조직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내달 안에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나 대선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 원장이 대선 출마로 마음을 굳힐 경우 국민의힘 입당을 통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윤석열 전 총장 등과 함께 야권 대선구도가 한층 역동적인 양상으로 펼쳐질 수 있게 된다.

판사 출신으로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최 원장은 2018년 1월 감사원장에 임명된 이후 정권과 갈등을 빚는 모습이 '소신'으로 부각돼 대쪽 같은 판사 이미지가 강해졌다.

그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도 늘 화제가 된다. 고교 시절 다리가 불편한 친구인 강명훈 변호사를 업어서 등하교시키며 함께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고, 둘 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죽마고우인 강 변호사가 최근 최 원장 지원 모임을 꾸리고 있다는 얘기가 돈다.

최 원장은 두 딸과 두 아들을 두고 있는데, 그중 두 아들은 입양해서 키워냈다는 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떠올리게 한다.

이런 탓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은 최 원장이 정치에 뛰어들 경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범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은 오는 6월말 대권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 선언 시점을) 6월 말, 7월초. 날짜는 아마 27일로 보고 있는데 그날이 일요일이다. 실무적 문제가 있다보니 일정이 조금 늦춰지고 있다"고 했다. 늦어도 28일~29일에는 윤 전 총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대권 도전 선언에 나선다는 취지다.

이후 민심투어도 진행할 계획을 전했다. 이 대변인은 민심투어를 시장에서 '오뎅' 먹는 것이 아닌, 영향력 있는 분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도 한층 전향적인 입장이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 입당은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래도 될 것 같다"고 입당 방침을 시사했다. 다만 최종 입당 여부는 민심투어를 끝낸 뒤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동연 전 부총리는 20일 노숙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으로 공개 활동을 시작하는데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신인 최 감사원장, 윤 전 총장, 김 전 부총리 등 세 사람을 두고 야권에서는 문 정부 실정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각하며 대권 주자로 꼽아왔다. 특히 윤 전 총장과 최 감사원장은 문 정부와 날을 세워 반문 이미지가 더욱 강하다.

대권 주자란 평가 속에서도 침묵을 이어가거나,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이들이 정치행보를 시작함에 따라 본격적인 야권 내부 경쟁과 함께 야권을 향한 관심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벌써부터 이들에 대한 공세와 견제에 나선 모습이다. 앞서 '윤석열 X-파일'을 이야기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는 민주당에 가까운 분"이라며 김 전 부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을 두고 "대표적인 반개혁 인물이자 정치검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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