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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e심(SIM)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1 18:01

수정 2021.06.21 18:01

e심 도입과 상용화를 앞 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 본사./ 사진=뉴스1
e심 도입과 상용화를 앞 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 본사./ 사진=뉴스1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1대의 단말기로 개인번호와 업무용 번호를 분리해 사실상 2대의 단말기를 사용하는 효과를 누린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권유전화와 문자폭탄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어서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다.

e심(eSIM) 덕분이다. e심이란 내장형 가입자 식별모듈을 말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유심(USIM)의 새로운 버전이다. 스마트폰 슬롯에 꽂는 유심과 달리 단말기 메인보드에 내장된 모듈에 번호를 등록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번호 2개 사용은 물론 스마트폰을 개통하기 위해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온라인상으로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하고 개통하면 끝이다.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스마트폰의 50%에 e심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의 경우 2018년 출시된 아이폰XS 모델부터 나노 유심과 e심 기능을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말 도입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 모델부터 e심 기능을 탑재했으나 국내 출시 모델에는 e심 기능이 빠져 있다.

국내에서도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사용하는 '듀얼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를 이용하면 심 하나당 통신사를 다르게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데이터는 알뜰폰의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면서 회선은 이통사의 저렴한 요금제를 유지해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유심을 바꿔 끼우는 불편함에서도 해방된다.

문제는 이동통신사의 주판알이다. e심을 도입하면 유심칩 판매수익을 잃고, 장기적으로 번호이동이 손쉬워지면서 가입자당 매출이 악화된다. 또 알뜰폰 업계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늦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e심 상용화 협의체(가칭)'를 구성해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 등과 e심 도입을 위한 세부 논의에 착수했다. 연내 e심 도입을 위한 방안을 정하고 내년부터 e심 상용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짜고 있다.
e심은 '진짜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 줄 비밀병기처럼 여겨진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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